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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업계 사업 팔고사기 분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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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국내 통신사업 구조조정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한국통신이 자회사 매각 등 '몸집' 을 줄이고 있는데 비해 SK텔레콤은 유.무선 통합을 위한 거대 정보통신 지주회사 설립을 추진 중이다.

데이콤과 온세통신은 경영권을 둘러싼 대기업간 경합이 치열해지고 있고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위성사업은 대폭 축소될 전망이다.

3개사가 몰려 과잉투자 논란을 빚었던 개인휴대통신 (PCS) 업체들은 제각각 해외자본 유치에 나서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한국통신.SK텔레콤 : 한국통신은 연내 직원을 최소 20% 줄이고 13개 출자회사 중 한국TRS 등 3개사를 매각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작업에 들어간다.

한국TRS는 이 회사에 장비를 납품한 미국 모토로라, 아남 등에 넘겨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통신카드㈜와 서울 목동지역의 케이블TV사업체인 한국통신케이블TV도 매각 대상이다. SK는 에너지부문 우량계열사를 외국업체에 2억달러에 매각하고, 쉐라톤워커힐.유공의 일부 지분을 팔아 조성한 1억달러와 외국은행으로부터 조달한 2억달러를 더해 총 5억달러로 한국통신이 보유한 SK텔레콤 지분을 인수할 예정이다.

연내 설립예정인 지주회사는 미국의 벨계열 지역전화 회사와 GTE, 영국의 이동통신회사.유럽 금융기관간의 연합으로 구성된다. SK측 지분은 51%.지난해 11월부터 추진해온 이 지주회사의 초기자본금은 24억~4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SK측은 SK텔레콤 지분 40% (시가 12억달러) 를 현물출자하고 외국인 지분을 더해 경쟁사인 신세기통신 인수를 추진키로 했다. 이를 통해 올해 말까지 가입자 7백만명의 거대 이동전화회사로 몸집을 늘려 다른 경쟁 업체들을 완전히 따돌린다는 복안이다.

◇경영권 각축 : LG.동양.삼성 등 3사가 데이콤의 경영권 확보를 위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비공식적으로 최대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LG가 최근 검찰의 PCS수사로 크게 위축된 틈을 타 동양과 삼성이 제휴를 모색하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것. 온세통신은 현대와 롯데간 승부가 재미있게 됐다.

온세통신 관계자에 따르면 현대는 한라.금강.아세아시멘트.케이블TV업체.한국프렌지공업 등 우호관계에 있는 기업을 동원, 2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는 영국의 C&W사와 손잡고 온세통신의 경영권 장악을 시도 중이고 롯데는 GTE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위성사업.PCS:위성사업 분야는 총체적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올해 말 발사될 오라이언위성에 지분참여한 데이콤은 내년 무궁화3호를 발사할 한국통신에게 자본금 1조원의 통합위성방송서비스업체 설립을 제안한 상태여서 귀추가 주목된다.

정통부 역시 이를 측면 지원하고 있다. 한국통신은 내부의견이 엇갈린 상태여서 결론이 나지 않았다. 인말샛과 함께 위성휴대폰 (GMPCS) 사업을 하기 위해 설립된 한국통신의 자회사인 ICO투자관리㈜는 곧 내부 조직으로 흡수될 예정. 또 다른 GMPCS 업체인 글로벌스타에 관여했던 현대전자는 이미 모든 지분을 매각했고 데이콤도 국내 사업권을 유지할 지분 (0.7%) 만 남기고 나머지는 로럴등 미국 업체에게 팔아버렸다.

PCS업체들은 자금마련에 여념이 없다. 한솔PCS는 삼성전자에 지불할 장비대금 4천7백억원을 최근 대출금으로 전환하고 벨캐나다.AIG로부터 3억5천만달러를 들여오기로 함에 따라 일단 한숨을 돌렸다. 한국통신프리텔과 LG텔레콤은 싱가폴 투자청과 BT등과 각각 협상중이다.

이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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