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자동차 ‘어닝 서프라이즈’ 예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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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2분기 실적 시즌이 시작됐다. 일단 출발은 좋다. 6일 ‘대장주’ 삼성전자가 시장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깜짝 실적’ 전망치를 내놓자 장 초반 약세를 보이던 코스피지수는 상승세로 반전했다. 증권가에선 상장 기업의 전체적인 실적도 시장의 높아진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장 눈높이 맞출 듯”=신세계가 9~10일 중 실적을 발표하는 것을 시작으로 실적 시즌이 공식 개막된다. 이달 중순 이후 삼성전자·LG전자·현대차 등 굵직굵직한 기업들이 뒤따르며 실적 시즌은 정점에 달하게 된다.

대부분의 전문가는 국내 기업 실적이 바닥을 지나 현재 회복세의 초입에 들어서 있다고 본다. 한화증권 주현승 연구원은 “1분기 실적에서 이미 바닥을 확인한 만큼 2분기부터는 개선 속도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1400선 중반에서 멈칫거리는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을 뚫고 올라갈 수 있을지도 기업 실적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치고 올라오는가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일단 시장의 기대 수준은 맞출 것이란 게 증권가의 예상이다. 현대증권은 6일 보고서에서 자사 애널리스트(기업분석가)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116개 상장 기업 가운데 과반을 넘는 63%가 ‘당초 기대치에 부합하는 수준’의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됐다고 밝혔다.

문제는 시장의 기대와 함께 주가도 그간 빠르게 오른 탓에 웬만한 실적으로는 주가를 끌어올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현대증권 김기현 연구원은 “현재 예상하는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면 주가에도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대치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낼 가능성이 있는 후보들은 정보기술(IT)·자동차 업종 등에 집중돼 있다.

보통 실적 발표가 임박할수록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실적 추정치는 실제와 가까워진다. 이 때문에 실적 발표를 앞두고 전망치가 빠르게 올라가는 종목일수록 주가도 강세를 보인다. 증권정보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IT업종에 대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50%가량 증가해 다른 업종을 압도했다. 같은 기간 금융업종의 이익 전망치도 8% 증가했다. 반면 통신서비스 업종은 큰 폭으로 하향 조정(-11%)됐다.

◆“3분기 이후 꺾일 것”=시장의 관심은 어느 새 2분기 실적을 넘어 3분기를 향하고 있다. 2분기 실적은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2분기 사상 최대의 실적이 예상되는 제지·화학 업종의 주가는 3월 이후 줄곧 오르다 5월 이후 주춤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실적 개선 속도가 3분기부터 꺾일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2분기 실적이 좋았더라도 3분기 이후에도 계속 좋을 것이냐가 문제”라며 “수출기업의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준 저유가와 원화 약세의 효과도 시차를 두고 사라질 것으로 보여 3분기 이후에는 진짜 실력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증권은 6일 보고서에서 3분기 이후 실적이 기대되는 대표적인 종목으로 LG디스플레이·하이닉스·한국전력·CJ CGV·두산중공업·포스코 등을 꼽았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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