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금고 48곳 '금고바닥'…1년새 두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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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불황으로 중소기업 경기가 위축되면서 상호신용금고의 부실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위원회는 부실금고에서 일어날 수도 있는 예금인출 사태에 대비, 예금보험공사와 협의해 자금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금감위는 지난 5월말을 기준으로 전국 2백30개 신용금고의 경영을 분석한 결과 전체의 21%인 48개 금고가 부실화가 심한 D등급으로 분류됐다고 21일 밝혔다.

반면 경영상태가 매우 우수해 부실화할 가능성이 낮은 최우수금고인 AA등급은 전국적으로 15개에 불과하고 비교적 우량한 A등급은 57개, 자구노력이 필요한 B.C등급은 71개와 39개로 각각 집계됐다.

특히 D등급 가운데 16개는 이미 영업이 정지됐고 12개는 신용관리기금의 경영지도를 받아가면서, 나머지 20개는 혼자 힘으로 각각 영업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위는 현재 영업중인 32개 부실금고를 '요주의 대상' 으로 지정해 예금인출현황.유동성사정 등에 대한 상시감시에 나섰다.

또 이들이 업무정지를 당할 경우 지금까지는 재산실사기간인 3개월간 예금을 내주지 않았으나 앞으로는 가급적 빨리 예금을 지급해주기로 했다.

이와 함께 예금자보호법 시행령을 고쳐 오는 7월말까지 예금에 가입한 고객에 대해서는 금고가 파산해도 영업이 정지된 날로부터 따져 원리금을 모두 보장해주기로 했다.

한편 지난 5월말 현재 신용금고의 대출금 가운데 6개월 이상 연체된 무수익여신은 4조5천5백30억원으로 총여신의 18.1%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담보가 없어 회수하기가 어렵거나 아예 떼인 부실여신은 1조3천8백35억원으로 총여신의 5.5%에 달했다.

신용금고의 무수익여신은 지난해 6월말 총여신의 9.2%였으나 불황으로 주고객층인 중소기업과 서민들의 부도가 늘어남에 따라 1년새 두배로 증가한 것이다.

신용관리기금 관계자는 "부실 때문에 자기자본이 잠식돼 있는 금고에 대해서는 일단 자구노력을 통해 자체정상화를 유도하고 그래도 안되면 제3자 매각을 추진하겠다" 고 말했다.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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