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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기 왕위전]조훈현 9단 - 목진석 4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훈련교관 曺薰鉉

총 보 (1~148) = "어린애 손목 비틀기네" 하고 검토실의 프로들은 말했다.

그들의 얼굴엔 조훈현9단이 지닌 신비스런 힘을 부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모든 프로기사들이 10대 강자들의 공세에 전전긍긍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중견들은 거의 함락당한 상태고 서봉수9단 같은 정상급조차 승률이 절반 언저리에서 맴돈다.

그러나 曺9단만은 어쩌다 한판 물리는 일조차 없다.

목진석이 누구인가. 왕위전에선 유창혁9단.최명훈6단 등을 연파하고 5연승 가도를 달려온 소년장수다.

신인왕전에선 이세돌.이성재.김명완 등 떠오르는 별들을 연파하고 타이틀을 거머쥐기도 했으니 신예기사의 대표라고 말할 수 있다.

曺9단은 그러나 불과 1백48수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睦4단은 마지막 1분 초읽기에 몰리며 필사적으로 저항했다.

曺9단도 초읽기 10개중 3개를 소비했으니 4시간의 소비시간은 다 쓴 셈이다.

도전권이 걸린 한판이었기에 두사람 다 최선을 다했다.

문제는 내용이었다.

曺9단은 초반 흑41의 무거움을 42부터 절묘하게 응징해 순식간에 한발 앞서기 시작했다.

그 다음 76부터의 강력한 공격으로 혼을 빼놓더니 98의 묘수로 기를 죽였다.

최후에 睦4단이 젖먹던 힘을 다해 115로 반격하자 曺9단은 가차없이 120으로 절단해 대마수상전을 벌였고 여기서 1수 부족을 안 睦4단은 돌을 던졌다.

전광석화의 빠르기로 신출귀몰하는 조훈현의 모습을 보며 프로기사들은 감탄했다. 젊은 기사들은 모조리 조훈현이란 커다란 산맥에 가로막힌 채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그들은 여기서 조훈현이란 탁월한 교관으로부터 훈련을 받고 있다.

이창호처럼 曺9단의 스피드를 잡을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할 때까지 (51=46, 96=85, 143=116) .148수 끝, 백 불계승.

박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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