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들뜬 휴가 자칫하면 병 얻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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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한여름 복(伏)더위와 함께 피서철이 돌아왔다. 일상을 탈출해 산으로, 바다로 놀러가는 휴가 여행은 즐겁게 마련. 하지만 낯선 지역에서 평상시 안 하던 야외 활동을 하다보면 불의의 사고 위험이 있는 게 현실이다. 준비된 피서 여행으로 건강하고 유쾌한 휴가를 즐겨보자.

◆생체리듬 유지=알찬 휴가와 함께 후유증을 줄이려면 여행지에서도 생체리듬을 평상시처럼 유지하는게 중요하다. 따라서 여행지에 자명종을 갖고 가 취침 시간과 무관하게 아침 기상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하자. 하루 한 알씩 종합 비타민을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폭염 대책=10년 만에 찾아온 폭염은 피서지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더위로 인한 가장 치명적인 병은 열사병. 더위에 우리 몸의 온도조절 능력이 못 따라가 생기는데 32℃ 이상, 습도 60% 이상인 환경에 노출될 때 발생한다. 우선 정오~오후 3시 사이엔 무리한 산행이나 곤충채집 등 야외 활동은 피하는 게 안전하다. 통상 한여름 신체활동은 온도.습도가 낮은 새벽이 가장 좋다. 일광욕도 아침.저녁 시간을 이용해야 한다. 한낮에는 15분을 넘기지 말자. 또 외출시엔 자외선 차단제를 2~3시간마다 발라주면서 선글라스를 꼭 착용할 것.

더위를 극복하려면 음료수도 충분히 마셔야 한다. 특히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은 그만큼 더 많이 마시는게 좋은데 통상 평상시와 비슷하게 소변을 볼 정도의 수분은 섭취해야 한다. 더위로 인해 더운 기가 몸에서 사라지지 않을 땐 틈틈이 시원한 물로 샤워해보자.

◆모기 요주의=야외캠핑을 계획한다면 모기에 물리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가장 흔한 모기 피해는 1993년 이후 국내에 토착화한 3일열 말라리아. 주로 한강 이북, 휴전선 지역에서 유행한다. 따라서 이들 지역 여행객은 자기가 머무르는 곳 주변에 모기향.초음파 모기 퇴치기 등을 사용해 최대한 모기의 접근을 막아줄 것. 야외에서 잘 때는 반드시 모기장이 달린 텐트를 이용하는 게 좋다.

모기 활동이 가장 활발한 시간인 저녁~새벽에는 가급적 외출을 삼가는 게 좋다. 꼭 외출해야 할 땐 긴팔.긴바지를 입고 노출된 피부에는 곤충기피제를 발라야 한다. 일본뇌염 모기도 지금 같은 한여름에 극성인데 역시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게 최선이다.

◆청결로 장염 예방=휴가여행은 통상 1주일 전후로 다녀온다. 이때 가장 흔히 부닥치는 문제 중 하나가 식중독.바이러스성 장염.대장균.살모넬라.기생충 감염 등이다. 주된 감염 경로는 오염된 손을 통해 입으로 들어오는 경우. 따라서 여행지에서도 화장실에 다녀오거나 식전엔 꼭 손을 깨끗이 씻도록 해야 한다. 음식이나 물도 끓여 마시는 게 안전하다.

◆응급상황 대처=여행지엔 상비약과 의료비품 등을 준비해 갈 것. 만일 피서지에서 응급사고가 발생하면 옆에 있거나 맨 처음 발견한 사람이 상황을 빨리 파악해 즉시 119 등에 구조요청을 한 뒤 필요한 응급조치를 취해야 한다.

황세희 의학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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