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김용옥씨 '아주 특별한 콘서트'에 이문세 초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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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15일 오전10시30분 대학로 도올서원에선 '아주 특별한 라이브' 가 있었다.

김용옥 교수의 '장자 (莊子)' 강의를 들으러 온 2백여 명의 대학생.대학원생들과 가수 이문세씨가 '대중문화' 라는 주제를 놓고 만난 것. 동서양 고전학문을 가르치는 도올서원에 대중가수의 등장 - .어울리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는 곧 씻겨졌다.

2시간 넘게 이어진 질문들. '일본문화 개방에 대한 현장인으로서 의견' '한국문화의 자생력을 위한 대안' 등에서부터 '진행 중인 라디오 프로에 국악 로고송을 넣으면 안되느냐' 는 얘기까지 다양했다.

이씨는 '별밤지기' 12년 생활과 11집까지 낸 가수로서의 경력을 바탕으로 열심히 답했고 여기에 요즘 유행하는 '사오정 시리즈' 등 재치와 유머까지 곁들여 학생들은 몇분이 멀다 하고 폭소를 터뜨렸다.

이 자리는 올 1월 김교수가 차 안에서 우연히 이씨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를 듣다 '정말 재미있다' 는 편지를 띄우면서 마련됐다.

"현장에서 일하는 문화인의 목소리를 직접 학생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다" 는 설명. 이씨의 용기도 솔직히 놀랍다.

"이런 자리는 잘못하면 밑천이 드러나 욕이나 먹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진지한 대중과 교감하는 모처럼의 자리라는 점에 끌려 오게 됐다" 는 그. "세종문화회관에서 5천명 관객을 놓고 노래하던 때보다 오늘 훨씬 식은땀을 많이 흘렸다" 며 웃었다.

'휘파람' '난 아직 모르잖아요' '옛사랑' 등 예정에 없던 노래까지 불러 도올서원 서생 (書生) 들에게 독특한 '라이브 콘서트' 로 기억이 됐을 법한 시간이었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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