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해-서부시베리아 '방사능 강물'로 10년내 대재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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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러시아 첼랴빈스크주에 위치한 카라차이 호수가 방사능 폐기물로 오염돼 북극해와 서부 시베리아 전역에 대재앙이 초래될 수 있다고 유리 비슈네프스키 러시아 원자력감시위원회 위원장이 13일 경고했다.

비슈네프스키 위원장은 이날 카라차이 호수에 형성된 액체 방사능 침전물이 인근 테차강으로 이동, 테차강 부근 1.5~2㎞ 거리에 있다며 만일 방사성 물질이 강물에 섞일 경우 시베리아 서부 전역과 북극해 전체가 오염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같은 현상이 카라차이 호수 인근의 마야크 핵시설에서 지난 수년간 방사능 폐기물을 유출함으로써 발생한 것이라고 밝히고 현재까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적인 방안은 없다고 말했다.

첼랴빈스크주는 민간인 거주지역중 세계 최악의 방사능 오염지역으로 꼽히며 이곳의 테차강은 이세티강.토볼강.이르티슈강 및 북극해와 연결되는 오비강과 통하게 된다.

그는 5백만㎥ 규모의 카라차이 호수의 액체 방사능 침전물이 연간 80m의 속도로 이동하고 있으며 침전물이 강으로 흡수될 경우 서부 시베리아 전역과 북극해가 10년 이내에 오염될 것이라고 말했다.

옛 소련의 첫 원자탄 제조용 플루토늄을 생산하기 위해 40년대말 세워진 마야크 핵시설은 92년 플루토늄 생산을 중단했으나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 원전핵연료 재처리, 핵무기 폐기처리, 방사성 물질 보관 등의 기능은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마야크 핵시설에서 나온 이리듐 - 192와 코발트 - 60 등 방사성 동위원소를 운반하던 트럭이 트랙터와 충돌, 방사성 물질이 누출되기도 했다.

비슈네프스키 위원장은 또 퇴역한 북양함대 및 태평양함대 소속 핵잠수함들도 현재 우려할 만한 상황이라 지적하고 재정지원이 있어야 이들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 함께 현재 러시아내에서 가동중인 29개 원자력발전소 가운데 네곳이 대형사고를 유발했던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와 같이 70년대에 건설된 노후시설이라 지적하고 이들중 톰스크주에 있는 두곳은 국제안전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언제든지 폭발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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