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우 속 인명 구조한 ‘바다의 의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44면

한국인 선장 2명이 우리나라 사람 중 처음으로 국제해사기구(IMO)에 의해 ‘바다의 의인(義人)’으로 선정됐다.

국토해양부는 2일 STX팬오션 차상근(54·左) 선장과 고려해운 김신호(51·右) 선장이 영국 런던에서 열린 IMO 이사회에서 ‘바다의 의인’으로 뽑혔다고 밝혔다. 유엔 산하 기구인 IMO는 2007년부터 바다에서의 인명 구조와 해양 오염 방지에 공로가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이 상을 주고 있다. 올해는 30명의 후보자 중 17명이 최종 선정됐다.

STX팬오션의 차 선장은 1월 남중국해를 항해하다 베트남 국적의 ‘빈딘리버’호가 폭풍우로 침몰 중이란 구조요청 메시지를 들었다. 자신이 탄 배도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곧바로 달려가 12시간의 사투 끝에 15명의 선원을 무사히 구조했다.

고려해운 김 선장은 지난해 9월 홍콩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을 마친 뒤 싱가포르로 항해하던 중 인도네시아 국적 선박 2척이 강풍과 높은 파도로 위기를 맞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60㎞ 떨어진 조난 지점까지 배를 몰고가 4명의 선원을 구했다. 두 사람은 9월 런던에서 열리는 ‘세계 해사의 날’ 기념식에 초청돼 상을 받는다.

홍콩 인근을 항해 중인 김신호 선장은 2일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뱃사람이라면 누구나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큰 상을 받게 돼 쑥스럽다” 고 말했다. 

김선하·강병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