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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이야기 속으로' 거짓제보 많아 속앓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얼마전 비행기에 몸을 싣고 날아가던 MBC '다큐멘터리 이야기속으로' 제작팀 4명은 목적지인 대구에 내리자마자 다시 서울로 돌아서야 했다.

이들을 홀딱 빠져들게 했던 시청자 사연이 사실이 아님으로 드러났기 때문이었다.

보내온 제보는 한 무당 아들의 기막힌 이야기. 어머니와 전도사 사이에서 종교갈등을 겪던중 벌어진 사건이었다.

제작진은 신빙성 있는 제보라는 결론을 내렸고 곧바로 비행기를 탔다.

그러나 제작진이 하늘을 날 때 극적으로 통화가 된 전도사 왈 - "네? 금시초문인데요?" 이처럼 이 프로에 요즘 '거짓 실화' 가 밀려들어 제작진을 고생시킨다.

대표적인 사례가 '며느리 죽이기' 의 '누룽지편' 과 '사탕편' .몹시 가난한 시골집에서 며느리가 몰래 부엌에 들어가 누룽지를 먹는데 갑자기 시아버지가 들어오는 바람에 누룽지가 목에 걸려 죽었다는 얘기. 한데 줄거리는 똑같고 '누룽지' 만 '사탕' 으로 둔갑한 사연이 날아온 것이다.

확인 결과는 둘다 픽션. 최고 2백만원에 이르는 상금 때문에 꾸며대는 걸까. 허태정 PD는 "지난해 9월 공모에는 4백여통이던 것이 지난달 공모엔 무려 1천여통이나 밀려들었다" 며 "IMF 현실과 무관하지 않은 현상으로 본다" 고 말했다.

강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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