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 예멘여객기, 13세 소녀 기적 같은 구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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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153명을 태우고 예멘 수도 사나에서 인도양의 섬나라 코모로로 가던 중 추락한 예메니아항공 여객기 탑승객 중 13세 소녀가 기적적으로 구조됐다. 이틀째 수색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사고 해역에선 시신 5구가 인양됐다.

압둘하렉 알카디 예메니아항공 회장은 “사고 현장에서 13세 소녀 바히아 바카리를 구조해 코모로 현지 병원에 옮겼으며 의식을 회복했다”고 말했다.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에 사는 바히아는 어머니와 함께 코모로로 여행을 떠났다가 사고를 당했다. 바히아는 여객기가 바다에 부딪히는 순간 여객기 밖으로 튕겨져 나갔다. 그를 살려낸 한 구조대원은 프랑스 라디오 ‘유럽1’과의 인터뷰에서 “시신과 기체 잔해가 떠다니는 거친 파도 속에서 한 소녀가 잔해에 간신히 매달려 있는 걸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구조하기 위해 튜브를 던져 줬지만 탈진 상태의 소녀가 이를 잡지 못해 구조대원이 바다에 뛰어 들어가 구했다”며 “구조 당시 소녀에게 특별한 외상은 없었지만 몸을 심하게 떨고 있어 모포로 감싸주고 따뜻한 설탕물을 건넸다”고 밝혔다.

도미니크 뷔스로 프랑스 교통장관은 1일 “사고가 난 에어버스 A310에 실린 두 개의 블랙박스 중 하나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사고 원인도 조만간 밝혀질 전망이다. 프랑스와 예멘항공 관계자들은 사고 원인으로 악천후를 꼽았으나 기체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스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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