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전북 이동국 두 골 서울 울리고 8강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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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FA(축구협회)컵 16강전 전북 현대와 FC서울이 맞붙은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 ‘사실상의 결승전’이라고 불릴 정도로 큰 관심이 쏠린 빅매치였다. K-리그에서 2, 3위를 지키고 있는 두 팀은 올 시즌 프로축구 양대 최강팀이기 때문이다. 승리한 팀은 FA컵과 K-리그 2관왕까지 노릴 수 있는 상황이다.

‘강희대제’ 최강희 전북 감독은 K-리그 득점 선두(8골) 이동국을 선발 명단에서 빼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 대신 발 빠른 이현승을 활용하겠다는 포석이었다.

김진규·박용호 등 서울 수비수들이 힘과 제공권에 비해 스피드가 떨어지는 허점을 파고든 것이다. 묵직한 포(砲)를 뗀 대신 기동성 있는 마(馬)를 활용하는 다소 위험할 수도 있는 ‘강희대제’의 ‘박보장기’는 전북이 3-1로 이기면서 대성공으로 끝났다.

포항-국민은행의 고양경기에서 팀의 네번째 골을 터뜨린 포항 김기동(左)이 스테보와 얼싸안은 채 기뻐하고 있다. 두 선수는 2골씩 터뜨렸다. [고양=뉴시스]


전북 에닝요는 전반 20분 오른쪽 엔드라인에서 빨랫줄 같은 크로스를 올렸다. 이현승이 번개처럼 문전으로 달려들며 헤딩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서울 수비수들은 멍하니 바라만 봤다.

후반 초반은 서울이 경기를 주도했다. 후반 6분 이승렬의 강슛과 9분 데얀의 날카로운 슈팅이 연거푸 골키퍼에 막혔다.

서울의 공세가 이어졌는데도 최 감독은 후반 7분 수비형 미드필더 하성민을 빼고 이동국을 투입했다. 공격으로 맞불을 놓은 것이다. 이동국은 ‘지키기보다 한 골 더 넣겠다’는 최 감독의 전술에 부응했다. 이동국은 투입 3분 만에 최태욱의 땅볼 패스를 받아 추가골을 터뜨렸다. 골문 구석을 정확히 겨냥해 골을 만든 노련미가 돋보였다. 이동국은 후반 35분에도 오른발 발리슛으로 쐐기골까지 성공, 3-1 승리를 이끌었다. 서울은 정조국의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만회했다.

‘이천수 파문’으로 극심한 내홍을 겪은 전남 드래곤즈는 후반 7분 백승민의 결승골로 강원FC를 1-0으로 누르고 8강에 진출했다. 8강전 대진 추점은 6일 오후 3시에 열린다.

전주=이해준 기자

◆FA컵 16강전(1일)

국민은행 0-4 포항   전남 1-0 강원
전북 3-1 서울     제주 1-1 광주
대전 2-1 경희대    성남 1-0 중앙대
부산 0-1 수원     경남 0-0 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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