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미디어 업계 지각변동…인터넷 기업이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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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미 미디어업계 판도에 변화의 물결이 몰아치고 있다. 아메리카온라인 (AOL).야후 (Yahoo) 등 주요 인터넷 기업들의 주가가 최근 크게 오르면서 대형 미디어업체의 시가총액을 넘겨다보고 있는 것이다.

시가총액이 커지면 주식교환을 이용한 기업 인수.합병 (M&A) 의 능력이 그만큼 높아져 업계 재편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

주식시장은 이미 신문.방송으로 대표되는 전통적 미디어업체들을 제치고 인터넷 기업들의 성장 가능성에 더 높은 점수를 매기고 있는 셈이다.

뉴욕 증시에 상장된 세계 최대의 PC통신업체 AOL은 올들어 주가가 1백44%나 급등, 지난 2일 현재 시가총액이 2백38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ABC.NBC와 함께 미 3대 TV인 CBS의 시가총액 (2백39억달러) 과 비슷한 규모다.

2년전 주식공개 당시 3억달러를 조금 넘었던 야후의 시가총액도 현재 80억달러로 불어났다.

이는 신문업계의 선두주자인 뉴욕타임스를 추월하고 대형 출판업체인 맥그로 힐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다.

인터넷상에서 사업을 벌이는 기업들의 시가총액도 눈에 띄게 불어나고 있다.

인터넷 서점인 아마존 도트 컴은 기업공개 이후 1년여만에 시가총액이 61억달러에 이르렀다.

이는 최대 서적 판매업체인 번즈 앤 노블의 두배에 해당하는 것. 인터넷상의 뉴스페이지 이용자 순위에서는 이미 AOL이 타임.워싱턴포스트.CBS 등 명문 매스컴의 사이트를 누르고 선두를 차지했다.

인터넷 기업들이 자랑하는 '쌍방향성' 은 이제 광고매체로서의 가치도 높이고 있다. AOL은 최근 온라인 증권거래업체와 7천5백만달러의 광고계약을 체결, 인터넷 광고의 최고액을 경신했다.

지난해 매체별 광고수입에서 인터넷은 전체의 1%에도 이르지 못했다.

하지만 증가율은 2백40%를 웃돌아 5% 전후에 그친 다른 매체들과 큰 대조를 보였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월트디즈니가 인터넷 기업에 자본참여를 결정하는 등 미 미디어업계에선 '인터넷 기업' 을 축으로 한 재편 움직임이 가속되고 있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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