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숨막혔던 4R 18번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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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4라운드 18번 홀. 박세리는 페어웨이에서 두 번째 샷을 준비하고 있었다.

순간 그린 주변에서 비명에 가까운 관중들의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슈아시리폰의 9m 롱퍼팅이 홀컵으로 빨려들어간 것.

4라운드 이변의 주인공 슈아시리폰은 결국 마지막 홀에서 박세리의 앞길을 막았다.

이 홀의 버디로 박의 손에 거의 잡혔던 US오픈의 패권은 다시 연장전 18홀의 대결로 판가름나게 된 것이다.

박세리는 전날 화재경보로 잠 못 이룬 밤을 보낸데다 비록 위력은 줄었으나 방향이 바뀐 바람 탓으로 이날 경기에서 적지 않은 굴곡을 보였다.

박세리는 16번 홀에서 2타차의 선두를 확보, 우승이 굳어져 갔다.

이때 박세리는 갑자기 흔들렸다. 1백72야드 파3의 17번 홀에서 티샷이 그린 우측 러프에 떨어졌다. 어프로치 샷마저 길어 2온 2퍼팅, 보기가 됐다.

2위권과 차이는 1타차. 이 차이는 슈아시리폰의 18번홀 극적 롱퍼팅으로 없어졌다.

세컨드 샷이 그린 에지에 떨어져 버디는 어려워 보였지만 슈아시리폰의 퍼팅은 정확히 홀컵을 찾아 들어갔다.

이어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었던 박세리의 2.5m 버디퍼팅이 홀컵 오른쪽 10㎝쯤에서 멈춰 섰다.

결국 98US여자오픈은 20세 동갑내기 동양계 골퍼간의 플레이오프라는 새 기록을 낳았다.

왕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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