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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부 "김정운 보도 언론, 이성 잃었다"혹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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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부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남 김정운이 중국을 방문했다고 보도한 언론에 대해 "없는 사실을 날조하고 있다""이성을 잃었다"고 혹평했다. 친강(秦剛) 대변인은 30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날 "김정운이 6월 10∼17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중국 국가 부주석,장쩌민(江澤民)전 국가 주석을 면담했다"고 보도한 데 대한 논평을 요구받고 이렇게 말했다.

그는 "(김정운 방중) 관련 보도는 근거가 없다"고 재차 부인했다. 그는 "무중생유(無中生有)"라고 꼬집었다.이 말은 없는 사실을 날조하거나 터무니 없이 꾸며냈다는 의미다. 그는 한걸음 더 나가 "중국에 주화입마(走火入魔)라는 말이 있는데 아느냐"고 말하면서 더이상 논평을 피했다.주화입마란 말은 중국에서 기공(氣功) 수련이나 참선을 하다 잘못돼 심신에 병이 난 상태를 말한다. 상태가 약하면 심리장애 증상을 보이지만 심하면 정신병으로 악화된다.

주화입마라는 한 마디를 인용해 김정운 관련 보도가 이성을 잃었고 심하면 정신병자로 비칠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전례없이 강한 어조로 경고한 셈이다.
이날 일본 산케이(産經)신문 베이징(北京) 특파원이 "중국 외교부가 거듭 부인했는데 이번에도 김정운 관련 보도가 또다른 007소설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친 대변인은 "흥!"하며 콧방귀 까지 끼었다. 친 대변인은 "또 김정운 질문"이냐며 귀찮다는 반응도 보였다. 친 대변인은 "(일본 언론들이)그런 보도에 집착하는 것을 보니 탄복하게 된다"고 빈정거렸다.

앞서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은 "김정운이 6월 10일을 전후해 중국을 방문해 후진타오(胡錦濤)중국 국가 주석을 면담했고, 김정남이 동석했다"고 보도하자 친 대변인은 18일 외신 브리핑에서 "(그런 보도는) 007 소설 같다"고 부인했다. 또 우다웨이(武大偉)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도 25일 일본 자민당 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 "김정운은 한 번도 중국에 온 적이 없다"고 부인했었다.

한편 친 대변인은 7월1일 창당 88주년을 맞는 중국 공산당이 '7·1 경제관리개선조치' 시행 7주년을 맞은 북한노동당에 중국식 개혁·개방을 촉구할 의향이 있느냐는 본지 기자의 질문에 "중국은 이웃나라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며 "각국이 어떤 길을 가든 그 것은 그 나라의 상황에 따른 선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이 발전하고 진보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북한은 2002년 경제 재건을 위해 임금과 물가 현실화, 환율 인상과 배급제 단계 축소, 사회보장 축소, 기업의 자율권 확대, 인센티브제도 도입 등 시장경제적 요소를 담은 '7·1 경제관리개선 조치'를 도입했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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