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제주시 용담동 해안도로변 자전거 대여점 ‘제주하이킹’. 친구들과 함께 사흘간의 자전거 여행을 마치고 자전거를 반납하러 온 대학생 변지혜(24·여)씨는 “자연의 매력에 푹 빠졌다. 자전거와 함께 아름다운 풍광을 만끽한 시간들은 최고의 추억거리가 될 것”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 자전거 대여점엔 “공항에 도착해 곧 자전거를 받으러 가겠다”는 예약손님의 전화가 불티나듯 이어졌다. 대여점 현승도(43) 대표는 “1~2년 전부터 주말엔 2~3명씩 80개 팀이 찾아오는 등 예년보다 자전거 여행객이 꽤 늘었다”고 귀띔했다.
제주를 찾은 자전거 하이킹 여행객들이 20일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일출봉을 배경으로 인근 해안 자전거 길을 달리고 있다. [프리랜서 주현식]
25일 오후,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해발 500m 고지인 ‘사려니’ 숲길. 인천에서 왔다는 김정현(28)씨는 “여행지도를 펼쳐 보다 이곳이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삼림욕 하기에 좋은 곳이란 설명을 봤다”며 “쭉쭉 뻗은 나무들 사이로 달리는 맛이 최고”라고 말했다.
해안도로에 인접한 관광지마다 자전거 주차대 등 편의시설은 기본이다. 제주도 내 11개 해수욕장은 이 해안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모두 만나게 된다. 여름 휴가철에 자전거에 야영장비만 싣고 떠나면 해수욕장 야영장을 이용할 수 있다. 섬 전역에 있는 800여 개의 민박·펜션 등 숙박시설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오창현 제주관광공사 기획실장은 “정확한 통계는 잡을 수 없지만 연간 30만 명 이상의 자전거 여행객들이 찾고 있다”고 전했다.
제주=양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