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만화라는 자산의 가치를 평가하고 확장해 가는 일에 우리는 그다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 같다. 오히려 아이들이나 보는 것, 저급한 오락이라는 편견이 만화에 대한 온전한 평가를 폄훼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에게도 박기정·길창덕·이두호 같은 원로 만화작가들이 있다. 허영만·이현세·신일숙 등 중견 만화작가들과 강풀·윤태호·이충호 등 젊은 만화작가들의 작품까지 우리의 만화 자산은 남부럽지 않다. 이러한 만화 자산을 스스로 자랑 삼는 분위기가 우리 사회에도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 다행히 지금 과천 현대미술관에 가면 우리 만화 10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를 만날 수 있다. 올여름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의 테마도 만화 100주년을 기념하는 ‘100년의 타임캡슐을 열다’이다. 우리 만화의 참모습을 소개하고 그 문화적 깊이를 감상할 수 있는 장이 될 것이다. 세계 30여 개국에 200여 작품이 수출돼 오히려 해외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우리 만화의 국제경쟁력도 이런 자리를 통해 더욱 알려지기를 기대한다.
박성식 문화콘텐트 기획자 SICAF 프로그램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