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국정홍보 장관들이 나서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장관들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김대중대통령의 채찍질이 여기저기에 다양하게 가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새 지시도 떨어졌다. 신문과의 인터뷰, 방송 토론.대담에 열심히 나가라는 주문이 그것이다.

金대통령은 "말하지 않을 때 엉뚱한 오해가 생겨 퍼져나간다" 며 "정부의 국정개혁 노력을 국민이 알기 쉽게 장관들이 직접 나서서 홍보하라" 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 공보수석실에서는 언론과의 인터뷰.방송 출연 요령을 작성해 각 장관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기엔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라. 결론부터 말하라. 어려운 전문용어를 쓰지 말라. 공격적인 질문엔 공격적으로 답하라' 는 등의 지침이 담겨 있다고 한다. 金대통령 스스로도 홍보노력을 강화할 작정이다.

30일 고려대에서 명예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인촌 (仁村) 강좌' 에 나가 국정개혁 전반을 설명하는 일정을 잡은 것도 이 때문이라고 박지원 (朴智元) 청와대대변인은 설명했다.

金대통령은 또 언론사의 인터뷰 요청이 있을 경우 적극 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한다. 金대통령은 그간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에게는 가능한한 언론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라고 당부해왔다.

청와대 수석들이 말을 많이 할 경우 청와대가 다시 과거처럼 권부화 (權府化) 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 제한도 다소 풀렸다.

필요하면 언론 앞에 서도 좋다고 양해했다.

임동원 (林東源) 외교안보수석이 27일 KBS - TV 심야토론에 참석, 북한 잠수정 침투사건에 대해 얘기한 것이 그 한 예다.

청와대는 이런 홍보노력이 정부와 국민의 쌍방대화를 촉진, 참여민주주의를 증진시킬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장관들이 대통령 지시를 지나치게 의식할 경우 일방 홍보성 얘기만 앞세울 수 있고, 언론보도에 과민반응을 보이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상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