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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48주년 두 표정]금강산철교앞의 실향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자꾸만 울음이 난다. 철원 도창리 소재 정연철교는 저토록 멀쩡한데 왜 길은 끊겼는가. 왜 세월은 가는가. 헤어진 사람들은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가.

살아 있기라도 한가. 금강산으로 가는 마지막 열차 기관사 임항식씨의 얘기를 듣자니 통곡이라도 하고 싶건만…. 이곳은 한탄강 상류. 잠시 물은 멎고 탄식이 흐른다.

정작 내 다리는 가늘어져 이제 곧 버텨서기도 쉽지 않을 터. 건너편 마을에서도 흐느낌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이창학.윤종씨가 그렇듯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실향민들의 시간들. 며칠후 며칠후 우리 저승길에서나 만나 부둥켜 안을거나. 그렇게 회한의 눈물을 흘리고 말거나. 아니 주름진 얼굴을 기억도 못할 거야. 그래, 얼마나 기다려온 풍파의 나날이었는데. 우리 다 부서진 몸뚱어리라도 끌고 고향으로…. 그날이 언제일까.

철원 = 나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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