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으로 떠난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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숱한 신화를 창조해 온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전설이 됐다. 다음 달 컴백 콘서트를 앞둔 잭슨은 2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갑작스러운 심장박동 정지로 숨졌다. 50세.

‘대중음악계의 오바마’(영국 가디언)라는 찬사와 ‘내 영혼을 잃었다’(퀸시 존스·미국 음악PD)는 조사가 쏟아지고 있다. 미국 주요 방송이 일제히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추모 특집을 내놓고 있다. 그가 숨진 병원과 자택 주변엔 추도 인파가 몰리고 있다.

1980년대와 90년대 세계 팝뮤직을 지배했던 잭슨은 50년대 엘비스 프레슬리와 60년대 비틀스를 합쳐 놓은 정도의 우상으로 꼽힌다. 그러나 그의 삶은 무대 위에서와 뒤에서가 극적으로 갈리는 패러독스의 반복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관중 앞에서 공연하고, 가장 많은 앨범을 판매하고, 가장 많은 돈을 벌었다. 하지만 공연이 끝난 뒤에는 은둔의 공간으로 숨어들었고, 성형 중독으로 허물어져 가는 얼굴을 검은 마스크로 감춰야 했으며, 이혼과 결혼을 반복하면서 어린이 성추행 파문에 연루돼 재판정을 들락거려야 했다. 어려서부터 아버지에게 혹독하게 훈련받아 천재성을 발했지만, 자라면서 아버지를 닮고 싶지 않아 코를 높이고 피부를 희게 만들었다.

오병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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