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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급한 '금강산 예약' 전화 빗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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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서울중구무교동 현대그룹 쌍둥이 빌딩 13층에 있는 현대상선㈜ 객선영업개발부는 24일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

전날 정주영 (鄭周永) 명예회장이 북한측과의 계약이 성사돼 올 가을부터 금강산관광을 할 수 있다고 발표하자 수백통의 문의전화가 폭주한 것. 가장 많은 전화는 실향민으로 짐작되는 노인들의 "정말 아무나 갈 수 있는 거냐" "언제쯤 갈 수 있느냐" 는 것. "어떻게 예약해야 하느냐" "예약자 명단에 꼭 넣어달라" 는 성급한 전화도 수십통 걸려왔다.

또 관광회사들은 "예약받을 대리점을 구하지 않느냐" 며 전화를 걸어왔고 한 경호업체는 "북한땅을 밟는 일인데 경호원이 필요하지 않느냐" 고 사업수완을 발휘했다.

심지어 한 인쇄소에서는 "카탈로그 제작을 맡겨달라" 며 애원하기도 했다.

이같은 문의전화에 회사측의 대답은 "아직 유람선 확보도 안됐다.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서면 신문지상을 통해 광고하겠다" 는 것. 이 회사 김혁제 (39) 과장은 "당장 실무적으로 해결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데 전화통만 붙들고 있는 형편" 이라며 "따로 전화문의를 담당하는 부서를 둘 계획" 이라고 말했다.

이상언.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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