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할리우드 대작영화 장외 음반대결도 열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6면

올 여름시즌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관객 동원 못지 않게 장외 음반 대결로도 열기를 뿜고 있다.

특히 기존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과 달리 최근에는 영화에 직접 등장하지는 않지만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음악을 수록한 편집 음반이 속속 등장해 경쟁이 더욱 재미있다.

'더 앨범' 또는 '더 뮤직' 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발매되는 이들 음반에는 인기스타들이 대거 출동해 수집가치도 있다.

우선 SF영화 '고질라' .27일 한국 개봉을 앞두고 출시된 앨범에는 보브 딜런의 아들 제이콥 딜런의 밴드 더 월플라워스를 비롯,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자미로콰이.그린데이 등 한창 인기를 얻고 있는 뮤지션들이 동원됐다.

다음달 17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시티 오브 엔젤' 의 사운드트랙도 화려한 진용을 자랑한다.

이 작품의 원작이라 할 수 있는 '베를린 천사의 시' 에서도 음악을 맡았던 U2를 포함해 에릭 클랩튼.피터 가브리엘.폴라 콜 등 슈퍼스타들이 참여했다.

록계의 여걸로 떠오르는 앨라니스 모리셋은 미발표곡 '언인바이티드' 를 소개한다.

특히 이 앨범은 최근 미 빌보드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하는 인기를 얻고 있다.

매니어 팬을 많이 보유한 TV시리즈 'X파일' 을 영화화한 'X파일' 도 만만치 않다.

다음달 발매될 이 앨범은 마이크 올드필드가 주제곡을 맡았고 비욕, 푸 파이터스, 카디건스 등 개성넘치는 뮤지션과 오아시스의 '악동' 노엘 갤러거 등을 자랑한다.

미국적 밴드인 에어로 스미스.지지톱 등이 참여하는 '아마겟돈' 이나 에밀루 해리스 등의 컨트리음악으로 꾸며지는 '호스 위스퍼러' 도 관심을 모은다.

이미 개봉한 작품의 사운드트랙도 주목할만하다.

쿨라 쉐이커등의 시원한 록넘버가 담긴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 모노의 '라이프 인 모노' 가 실려있는 '위대한 유산' , 아폴로 포 포티와 같은 세련된 테크노밴드가 참가한 '로스트 인 스페이스' 등이 음악팬을 유혹하고 있다.

하지만 승부가 결정되는 지점은 이들 음반이 추구하는 음악장르도, 참가한 뮤지션의 대중적 인기도 아니다.

사운드트랙의 특성상 아무리 음악이 훌륭해도 음반구매층인 젊은이들에 영화가 인기를 얻지 못하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 그동안 한국에서 가장 좋은 반응을 얻었던 사운드트랙이 '보디가드' '사랑과 영혼' '타이타닉' '로미오와 줄리엣' 등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답은 명확해진다.

물론 영화는 개봉조차 안됐지만 에릭 클랩튼의 '티어스 인 헤븐' 을 담고있어 빅히트를 했던 '러쉬' 라는 예외가 있긴 하지만. 그래서 이번 여름에도 음반제작자들은 자신과 관련있는 영화가 '붕붕 뜨게 해달라' 고 간절히 기원한다.

문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