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국 정상회담 무엇을 논의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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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미국 대통령이 중국 발걸음을 그친 지 9년만에 처음으로 빌 클린턴 대통령이 오는 25일 중국을 방문한다. '미.중 신협력시대의 개막' 이라는 의미도 부여되는 이번 양국 정상회담의 의의와 전망, 의제 등을 살펴본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는 정치.경제 등 일반 의제외에도 인권문제 등 미묘한 사안도 포함돼 있다. 의제별로 정리해 본다.

◇전략적 동반자관계 = 지난해 10월 중국의 장쩌민 (江澤民) 주석이 방미 (訪美) 당시 제의, 미국이 동의한 이 원칙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문제가 논의될 예정이다.

전략적 동반자관계란 냉전시대의 동맹과 달리 제3국에 대항적 성격을 띠지 않으면서 양국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을 말한다. 이 관계가 완전히 성사되면 21세기 양국관계의 새로운 발전틀이 잡히게 된다.

◇경제협력 = 중국은 관세를 평균 17%로 낮추는 등 노력해왔으나 미국은 중국의 세계무역기구 (WTO)가입을 요구하는 등 시장개방을 더욱 촉구중이다.

미국은 또 중국과의 무역적자가 지난해 무려 5백억달러에 달한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중국은 위안화를 절하하지 않는 데서 오는 중국의 어려움을 강조할 것이다.

중국은 또 미국에 대해 영구적인 최혜국대우 (MFN) 부여를 요구중이며 미국도 이를 고려중이다. 다만 미국이 인권개선 등을 위해 이번 회담에서 이를 협상카드로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

◇군사분야 = 가장 큰 관심은 양국이 상대방을 향해 겨냥하고 있는 핵미사일 표적을 다른 곳으로 돌려놓는 '핵미사일 상호 불겨냥 협정' 을 타결해낼 것인가다.

미국은 서남아 핵실험 이후 제기되는 중국의 핵 및 미사일정보의 투명성 확보에 주목할 방침. 중국의 미사일기술통제체제 (MTCR) 존중의지를 재확인하고 역내 군사적 불안을 불식하기 위한 양국간의 합동훈련도 이번 회담의 부산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국간 군사교류도 더욱 활성화시킬 것이다.

◇인권문제 및 티베트문제 = 뜨거운 감자가 될 의제다. 미국은 중국에 2천명에 달하는 정치범 석방을 요구하고 티베트 독립운동과 관련, 달라이 라마와 중국의 회담을 권할 생각이다.

그러나 중국은 이미 웨이징성 (魏京生) 등 거물급 인사들을 미국으로 보내는 유화정책을 펴왔으며 티베트문제는 중국내정임을 강조할 태세.

◇서남아 핵문제 = 인도.파키스탄의 잇따른 핵실험에 대한 양국간 입장조율이 전망된다.

과거 양국은 중국의 핵실험으로 긴장이 고조됐으나 이젠 여타 국가 핵실험을 만류해야 하는 입장으로 변해 협력관계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또 대량 살상무기의 확산을 억지하는 데 중국의 실질적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한반도 문제 = 양국은 한국의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 취임후 대북정책이 달라졌다는 전제아래 입장을 조율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4자회담에서의 중국 협조를 높이 평가하면서 중국의 지속적 협력을 다짐받으려 할 것이다.

아울러 '중국의 개방사례를 북한이 따를 수 있도록 양국이 지원한다' 는 대북정책의 공통기반을 확인할 가능성이 있다.

김정일 (金正日) 의 주석 취임시기 및 중국방문 등에 관해서도 의견이 교환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베이징 = 길정우.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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