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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리 외교참모 샌디 버거, 정부 기밀문서 절취 구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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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워싱턴은 최근 민주당의 국무장관 후보 0순위였던 샌디 버거의 기밀서류 절취사건으로 떠들썩하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백악관 외교안보보좌관 출신인 버거가 문서보관소에서 알카에다 관련 문서를 훔쳤다는 것이다. 파문이 일자 버거는 20일 "실수했다"고 시인하고 민주당 존 케리 후보의 외교 참모직을 사임했다.

사건은 지난해로 거슬러 올라간다. 버거는 지난해 6~10월 미국 워싱턴 시내에 소재한 국립 문서보관소에 자주 들러 클린턴 정부의 각종 회의록 등을 열람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10월 문서보관소의 한 직원이 버거가 문서를 '슬쩍'하는 것을 목격했다. 일부 문건을 양말 속에 숨기기도 했다고 한다.

직원들은 현장에서 그걸 문제 삼지는 못했다. 버거가 워낙 거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부에 보고하자 연방수사국(FBI)이 수사에 착수했다. FBI는 버거의 자택도 압수수색했다. 하지만 그가 서류 절도 혐의로 수사받는다는 사실은 오랫동안 비밀에 부쳐졌다. 그러다 22일로 예정된 9.11위원회의 테러 조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갑자기 언론에 정보가 샌 것이다.

공화당 측은 이를 계기로 케리 후보를 맹공하고 있다. 9.11위원회의 조사 내용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하지만 민주당 톰 대슐리 상원 원내총무는 "지난해부터 수사가 계속돼 왔는데 9.11 조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왜 갑자기 이 문제가 공개됐느냐"면서 국민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공화당의 '물타기'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워싱턴=김종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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