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씨 납치미수]납치범, 3억 대가요구 계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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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김현철 (金賢哲) 씨 납치미수 사건의 주범 오순열 (吳順烈.54.인천시남구주안동) 씨는 92년 김영삼 (金泳三) 전대통령 당선 이후 비서관 등을 상대로 선거운동 대가를 요구했으나 성과를 얻지 못하자 현철씨를 납치, 3억원을 받아내려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번 사건에는 전직 경찰관 1명도 가담했으며 범인들은 이달 초에도 두차례 현철씨를 납치하려다 포기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15일 주범 吳씨에 이어 16일 공범인 전직 경찰관 이기본 (李起本.42.경기도안산시선부동) 씨를 검거해 특수강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金진구.林원태.崔모씨 등 달아난 공범 3명을 수배했다.

경찰조사 결과 吳씨는 김영삼대통령 취임 이후 당시 민주계 실세였던 H의원 및 K비서관 등에게 "선거운동으로 2억원이 넘는 가산을 탕진했다.

대가가 없으면 민주계 비리를 폭로하겠다" 는 탄원성 협박을 계속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吳씨는 경찰에서 "지난 3월초부터 한달여동안 이틀에 한번 꼴로 아침마다 현철씨의 구기동 자택을 찾아가 면담을 요구했으나 현철씨가 번번이 거절, 한강 고수부지로 납치해 3억원을 요구할 생각이었다" 고 진술했다.

한편 김현철씨 납치 미수사건의 범인들이 현철씨의 자동차속에 남겨둔 폭약은 당초 알려진 것처럼 일반 다이너마이트가 아니라 강력한 폭발력을 지닌 군사용 폭약 C4 (콤퍼지션4) 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폭약을 수거해 검사한 서울경찰청 경찰특공대는 16일 "이 폭약은 일반 다이너마이트에 비해 최소 2배 이상의 폭발력을 가졌다" 고 말했다.

경찰에 검거된 주범 吳순열씨는 "이 폭약을 공범 林원태를 통해 지난 3월 서울 청계천시장에서 10만원을 주고 사들였다" 고 진술했다.

최재희.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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