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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TV시청자수 370억명 기업들 후원비만 5억달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전세계가 월드컵 열기로 들끓고 있다.

지구촌 축구팬들은 브라질팀 호나우도의 현란한 발동작에 넋을 잃고 한국의 '붉은 악마' 들은 하석주의 퇴장에 탄식을 한다.

대회의 가장 큰 관심은 우승컵의 향방. 최강 브라질을 필두로 우승 후보국은 수없이 많다.

하지만 진짜 승리자는 따로 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엄청난 돈을 거머쥘 후원업체.방송사.개최국은 이미 '보이지 않는 우승컵' 을 예약해 놓았다.

더 자세히 '월드컵 경제학' 을 따져 보자. 64번의 경기가 열리는 프랑스월드컵의 TV시청자수는 전세계에서 연인원 3백70억명. 결승전 한 경기만 17억명이 시청할 것으로 추정된다.

기업들에는 더할 나위 없는 광고 찬스다.

이번 대회에서는 45개 기업들이 공식파트너로 선정돼 기업당 수백만달러 (상품.서비스와 관련된 공식지정업체)에서 수천만달러 (공식후원업체) 의 돈을 냈다.

후원비 총액은 4억5천만~4억9천만달러. 특히 12개 공식 후원업체들은 3천2백만달러 이상씩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그 대신 그라운드 주변에 광고판을 세우고 상품.광고에 월드컵 로고사용권을 얻어 자사를 선전하게 된다.

이들 12개 업체가 월드컵기간중 광고.홍보에 쏟아 부을 금액은 후원비와 별도로 12억달러를 넘는다.

그렇다면 기업들은 어떤 광고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 매 90분의 경기동안 광고판이 화면에 등장하는 시간은 평균 7~8분. 64개 게임이 치러지는 것을 감안하면 후원업체들은 전세계를 상대로 무려 8시간의 광고를 하는 셈이다.

월드컵의 광고효과는 막강하다.

지난해 6월부터 월드컵후원을 시작한 코카콜라의 프랑스내 판매는 이미 18%나 증가했다. 마스터카드는 지난 94년 월드컵에서 1백만명의 신규회원을 확보한 데 이어 이번에는 1백50만명을 자신하고 있다.

월드컵 TV중계권 또한 거액이 오간다.

이번 월드컵중계권을 갖고 있는 유럽방송연맹 (EBU) 은 90~98년의 세 차례 월드컵중계권을 따내며 87년 국제축구연맹 (FIFA)에 3억4천4백만달러를 지불했다.

그러나 EBU는 전세계 방송국.기업들로부터 수십억달러의 중계료.광고료를 거둬들였다.

여기에 전세계 1백40여개 방송국들이 월드컵을 중계하며 개별적으로 벌어들일 광고료까지 계산에 넣으면 그 금액은 수백억달러로 추산된다.

이 때문에 월드컵중계권료는 천정부지로 높아져 독일미디어그룹 키르히와 스위스 스포츠마케팅사 ISL에 돌아간 2002~2010년의 중계료는 무려 22억달러나 됐다.

프랑스월드컵의 총입장객수는 2백50여만명. 수개월전에 매진된 입장권판매액만 3억달러 가량 된다.

이와 함께 프랑스월드컵조직위가 별도의 기념품.휘장사업 등으로 올릴 수입도 수천만달러에 이른다.

대회운영의 주체가 FIFA이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들어오는 후원금.중계료.입장료 등은 일단 FIFA에 넘어간다.

이것을 주최국과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는 비밀사항이나 대략 20%가 FIFA기금, 나머지가 주최국에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프랑스는 이 돈과 관광수입 등으로 10억~15억달러의 개최비용을 충당하고 나머지를 이익으로 남긴다.

윤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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