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군 넙도]유지 12명 선거법 위반 줄줄이 구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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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손바닥만 한 섬' 인 전남완도군노화읍이 요즘 온통 초상집 분위기다.

지난 4일 지방선거때 기권자 30명 분을 대리투표 했다 적발돼 이 섬의 유지급 인사들이 줄줄이 경찰 신세를 지고 있기 때문이다.

12일까지 대리투표를 직접 했거나 방조한 혐의로 12명이 구속되고 4명이 불구속입건돼 수사를 받고 있다.

불과 4㎢의 좁은 땅에서 8백여명이 서로 형님.동생을 할 만큼 가족같이 지내면서 김 양식을 해 생계를 꾸려온 이 섬 주민들에게는 청천벽력이다.

대리투표를 처음 제의한 지역유지 박문수 (朴文洙.60) 씨와 선거관리위원.참관인이었던 나머지 구속자는 모두 이 섬의 크고 작은 일을 서로 의논하고 결정하는 지역유지들이다.

주민들은 김을 올해 처음으로 일본에 14억원어치나 수출해 잔치분위기였던 터에 갑자기 화 (禍) 를 당해 충격이 더욱 크다.

경찰관계자들도 "단순히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행위로 죄질이 나쁘지 않지만 위법사실이 워낙 명확해 정상참작이 불가능하다" 고 안타까워 했다.

완도 = 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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