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취업 선배와의 대화] “중단기 목표 글로 써서 지갑에 넣으세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6면

하이닉스 인재개발원 정상무 연구원(왼쪽에서 세번째)이 ‘취업 선배와의 대화’에 참가한 학생들과 얘기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이달 16일 오후 4시 서울 순화동 중앙일보 L1 연수실. 청년구직자의 취업을 돕는 ‘일·만·나(일자리 만들기 나누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취업 선배와의 대화’ 행사가 처음으로 열렸다. 본지는 청년 구직자들에게 취업 선배들의 생생한 경험담을 들려주고 해당 기업에 대한 이해와 함께 취업 팁을 얻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매주 화요일 이 행사를 연다.

첫 선배로는 정상무(37) 하이닉스반도체 인재개발원 책임연구원이 나섰다. 그는 이날 구직자들에게 “취업이 인생의 목표는 아니기 때문에 큰 그림을 그려볼 필요가 있다”며 “인생의 중장기 목표를 달성하는 데 초점을 두다 보면 취업의 관문도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단기 목표 50가지 정도를 정해 반드시 글로 써서 지갑에 넣고 다니라고 조언했다. 입사 면접에서 회사 관계자들은 지원자가 어떤 목표를 갖고 있는지 궁금해하는데, 그럴 때 중단기 목표 50가지를 꺼내 보여주면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정 연구원은 “하이닉스 신입사원들을 교육하다 보면 공통점이 있더라”며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고, 본인의 성격 특성을 잘 파악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단기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하이닉스반도체가 올 하반기 채용에 나설 것 같다”며 “보통 채용 인원의 10%가량만 인문사회 계열을 뽑고 나머지는 이공계 전공자를 모집한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구직자들과 정 연구원의 문답.

-회사가 구직자의 전공 학점을 중요시하나.

“학점을 안 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직무에 투입할 수 있는 사람을 뽑으려 하기 때문에 연구소나 개발 업무라면 전자공학 등 전공 점수를 따로 본다. 학점 중에서도 전공 필수학점이 중요하다. 학점이 좋지 않은 지원자라면 관련 서적을 굉장히 많이 읽은 뒤 이력서에 쓰는 것이 만회 방법이 될 것이다. 반도체 업체의 특성상 면접에서도 전공 관련 지식을 많이 물어본다.”

-면접관들은 지원자의 잠재력을 높이 사나.

“솔직히 잠재력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평가하기 힘들다. 면접장에는 사원이 필요한 분야별 팀장이 들어온다. 팀장들은 대부분 신입사원이 빨리 와서 특정 업무를 수행해 주기를 원한다. 그 때문에 잠재성보다 구직자의 그동안 경험이 어떻게 회사에 도움이 될지를 주로 보게 된다. 어떤 구직자가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손님의 명함 수백 장을 모았다고 한다면 굉장히 외향적인 성격이어서 마케팅 등에 적임자라고 생각할 것이다. 연구소에서 근무할 이공계 지원자라면 차분하고 침착한 모습이 도움이 될 것이다.”

-이력서에 ‘지원 동기’를 쓰기가 쉽지 않다. 오래전부터 입사를 희망해 왔다고 하는 게 좋은가.

“억지로 꿰어 맞출 필요는 없다. 면접관들이 귀신같이 알아챈다. ‘대학 입학 때부터 이 기업 입사를 원해 왔다’고 말하는 지원자가 관련 학점이 엉망이면 소용이 없다. 이력서의 지원동기가 당락을 결정하는 요소는 아니다. 다소 준비성은 떨어지는 것 같더라도, 그 일을 해보고 싶고 해당 회사에 미래를 걸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지원했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게 좋을 것 같다.”

김성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