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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 시장]모양은 외제…맛은 신토불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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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외국제품을 본떠 만드는 이른바 '미 투 (Me - too)' 전략으로 국내시장을 지키는데 성공해 온 롯데제과가 수입아이스크림에 도전하고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롯데제과가 이번에 출사표로 내세운 제품은 '나뚜르' 라는 슈퍼 프리미엄급 아이스크림. 국내 수입 아이스크림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배스킨라빈스와 하겐다즈를 동시에 겨냥한 제품이다.

롯데는 그동안 미니샌드.제크.칙촉.아트라스로 국내 과자시장의 수문장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들 제품이 세계 굴지의 다국적 제과회사를 물리친 비결은 철저한 '미 투' 전략. 외국제품을 모방하되 국내 소비자 취향에 맞춰 신토불이형으로 재창조한 것이다.

미국 나비스코의 리츠 크래커를 잡기 위해 94년 7월 제크를 선보이자 리츠 매출은 월 평균 20억원에서 8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대신 제크 매출이 20억원으로 뛰면서 시장판도가 역전됐다.

리츠의 맛과 품질을 모방하되 한국인 입맛에 맞는 염분과 뒷맛을 보완한 게 주효했다.

칙촉 역시 나비스코의 칩스아오이를 본뜬 제품. 수입 초코칩 쿠키 인기가 치솟자 천연버터를 듬뿍 넣은 고급제품으로 한술 더 떠 시장을 탈환했다.

월 15억원에 달하던 칩스아오이 매출은 5억원으로 줄었고 칙촉은 18억원어치나 팔린다.

롯데는 최근 아이스크림시장에 눈을 돌려 하겐다즈.배스킨라빈스 공략에 나섰다.

하겐다즈는 백화점.편의점에서, 배스킨라빈스는 전문점 매출로 국내 고급 아이스크림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대표주자. 롯데는 1차로 바.컵 형태의 15개 제품을 개발, 편의점에 깔면서 하겐다즈 공략을 시작했다.

맛과 디자인이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을 연상케 할 만큼 닮은 꼴이지만 한국형으로 꾸며 승산이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롯데의 2차 타깃은 배스킨라빈스. 이달 중순부터 서울잠실 롯데월드와 롯데백화점에 직영점을 여는 것을 시발로 연말까지 30여개 가맹점을 모집해 아이스크림 전문점시장을 파고든다는 전략이다.

이종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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