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터 교수]'월드클래스'서 경제전쟁 승리법 제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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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전세계의 전세계에 대한 경제투쟁' 이 벌어지고 있는 글로벌 경제상황에서 기업이 지식과 자본을 최대한 활용해 효과적인 경쟁을 벌일 수 있는 방식은 무엇인가.

모든 기업이 고민하고 있는 이 문제에 대해 하버드경영대학 교수이자 경영 컨설턴트인 로자베스 모스 캔터는 '월드클래스' 에서 명쾌한 답을 제시한다 (한언 刊) .

그는 '발상' (Concept) '기량' (Competence) , 그리고 '연계' (Connections) 의 3C를 글로벌 경제활동의 새로운 이정표로 제시한다.

3C는 최신의 발상과 아이디어, 세계 어디서나 최고 수준으로 활동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최상의 인간관계로 전세계의 사람과 조직이 보유하고 있는 자원에 접근할 수 있는 능력 등을 말한다. 지구촌 시대의 경제는 이런 능력을 두루 갖춘 세계인, 즉 월드클래스라는 이름의 세계일류계층이 이끌어간다는 것이 이 책의 요지.

기업의 입장에서는 일류제품으로 경쟁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투자와 기술확보가 필수적인데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찮다.

이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서는 마케팅의 대상을 세계로 넓혀 잡아야만 한다.

예를 들면 면도기로 유명한 질레트의 경우 90년대 획기적인 '센서' 면도기의 제조를 서두를 때 고속 정밀 레이저 제작기술 같은 첨단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음을 깨달았다. 이 신기술을 얻는데 매출액의 3%를 넘는 2억5천만 달러를 투자했다.

때문에 질레트는 전세계를 대상으로 동시에 마케팅을 펴는 월드마케팅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경제의 세계화는 기업의 확장 뿐만 아니라 각 지역에서의 생존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이런 추세는 소프트웨어.통신.보건의료 같은 특수분야는 물론이고 일반분야로도 확대되고 있다.

질레트의 내부개혁도 많은 시사점을 던진다. 월드마케팅을 위해 내부정비를 하면서 질레트는 존슨&존슨의 유연한 경영스타일, 코카콜라.소니.로레알.러브메이드의 고성과 (高成果) 지향, 3M과 휴렛패커드의 혁신성을 모델로 삼았다.

세계를 마케팅대상으로 하는 기업은 자기의 고유기업문화를 고집하기보다는 전세계의 일류기업문화를 고루 흡수하는 '열린 마인드' 가 필요하다.

아울러 저자에 따르면 월드마케팅에 나서는 세계인은 자율선택과 장벽제거에 더욱 초점을 맞추는데 반해 '지방인' 은 내부충성과 장벽건설에 더욱 열중한다.

경제가 세계화를 추구하고 있는 일부 국가에서도 정치는 더욱 지방화하는 경향을 보여 정치판에서 세계주의자와 국수주의자들의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글로벌 경제체제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정치개혁과 주민의 의식개혁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는 우리한테도 많은 점을 시사한다.

저자는 피터 드러커.마이클 포터.톰 피터스.오마에 겐이치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적 경제학자로 꼽힌다.

책상머리 학자가 아니고 전세계 유명기업들의 컨설턴트로 직접 현장에서 현실을 개혁하는 활동가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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