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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도 가족이 있다 짓밟고 싶지 않으니 집에 가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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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트위터로 세계에 현장 중계=CNN 등 외신의 시위 현장 취재가 금지된 상태에서 트위터(twitter.com)가 시위 모습을 세계에 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시위대는 현장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트위터에 올린다. 그러면 CNN 등이 트위터에 올라온 동영상을 보여 주면서 기자가 상황을 설명한다. 시위 상황을 촬영한 화면 상단에는 트위터 녹화 영상을 뜻하는 ‘녹화(Recorder)’라는 표기가 있다. 로이터는 “이란 정부가 사무실에서 못 나가게 해 취재할 수 없다”며 트위터에 올라온 사진을 전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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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에 올라온 한 동영상은 바시즈 민병대가 쏜 것으로 보이는 총알을 머리에 맞고 쓰러진 여성의 모습을 담았다. 주변 사람들은 어쩔 줄 몰라 안타까워했다. 오토바이를 탄 민병대가 최루탄을 쏘며 시위대를 공격하자 시위대가 돌을 던져 반격하는 모습도 담겨 있다. 한낮에 복부에 총상을 맞은 한 남성이 창백한 얼굴로 반쯤 눈을 감고 있는 장면도 있었다. 총성이 울리며 시위대가 겁을 먹고 물러나는 모습이 찍힌 영상도 있었다.

◆외신 보도 통제=이란 관영 파르스통신은 21일 이란 당국이 테헤란 주재 BBC특파원에게 24시간 안에 이란에서 떠나라고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특파원 추방은 15일 TV 방송인 ‘네덜란드2’ 특파원에 이어 두 번째다. 올 1월 첫 방송을 한 BBC 이란어 TV 방송은 시위 현장의 뉴스를 빠르게 보도해 왔다. 최근 2~3일 전파 방해로 방송 화면이 불안정해지자 BBC는 신규 위성 채널을 확보해 방송을 송출하고 있다. 이란판 미국의소리(VOA)도 대선을 앞두고 전파 방해를 예상해 별도의 위성 채널을 구해 방송하고 있다고 LA 타임스가 보도했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미국과 영국은) 내정 간섭을 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란 정부는 아랍어 방송인 알아라비아의 테헤란 사무실도 폐쇄하라고 명령했다. 이란 정부는 기자를 구금하고 사무실을 폐쇄하는 등 외신에 대해 강도 높은 취재 통제를 가하고 있다.

◆무사비 지지하는 개혁파=개혁파인 모하마드 하타미 전 대통령은 21일 성명서에서 “국민이 평화적으로 요구를 표현하는 것을 가로막는 건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체포된 시위자들을 즉각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대선에서 강경파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무사비 전 총리를 지지했다. 정계와 종교계 실력자인 악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이 언제까지 침묵할지도 변수다. 그는 대선에서 사재를 털어 무사비를 지원했으나 대선 불복 시위 이후 침묵해 왔다. 1989~97년 대통령으로 재직한 그는 이란 최고지도자를 교체할 수 있는 전문가위원회와 정부 정책 감시기관인 국가임시조정위원회를 이끌고 있다.

정용환·김민상·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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