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관 부회장 "전경련 확 바꾸겠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1면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자기 혁신을 추진한다.

전경련의 현명관 부회장은 20일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검찰의 대기업 수사 등으로 사회 일각에서 일고 있는 전경련과 재계에 대한 따가운 시선이 부담스럽다"면서 "국민의 신뢰를 받는 경제단체로 거듭나기 위해 자기 개혁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비판은 오해도 있고, 이해부족 탓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엄연히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전경련과 재계가 잘못하는 부분은 적극 고치고, 자정 노력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전경련이 재계의 구심점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내부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도 부담"이라며 "다각적인 신뢰회복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경련이 재계의 싱크탱크로서 역할을 제대로 못한다는 지적도 잘 알고 있다"면서 "이런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원점부터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재계 고위관계자는 전경련의 기구 정비와 인적 쇄신을 주문했다.

전경련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관을 대변하는 조직으로 거듭나려면 방만한 조직을 재정비하고, 유능한 인력을 영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경련 측은 한국경제연구원과 자유기업원을 통폐합하거나, 미국의 헤리티지 재단과 같은 종합싱크탱크로 전환하는 방안 등을 신중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부와 시민단체 등은 그간 ▶전경련이 재벌의 이익만 옹호하고▶그나마 재계 전체가 아닌 특정 그룹의 이해만 대변하며▶싱크탱크로서 역할도 제대로 못한다는 비판을 해왔다. 또 일부 대기업이 전경련 활동에 거의 동참하지 않아 재계의 구심점 역할도 약화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최근 청와대가 국민경제자문회의를 구성할 때 박용성 대한상의 회장, 김재철 무역협회 회장, 김용구 중소기협중앙회장 등은 포함했으나 전경련 회장을 뺀 것도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재계 고위관계자는 "현 부회장의 자기 혁신 발언은 이런 현실을 전경련이 인정하고 반성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라면서 "국민의 신뢰와 재계의 화합을 위한 파격적인 방안이 조만간 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현 부회장은 지난 16일 '제1차 사법연수생 경제강좌'수료식에서 "전경련이 대기업과 재벌의 대변인이자 이익단체라는 비판적 시각이 있다"면서 "앞으로 자기개혁을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글=김영욱 전문기자, 사진=임현동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