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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 Book] 책 굶는 아이들 있어서야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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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내가 어렸을 때 읽을 만한 책이라고는 학교 교과서밖에 없었는데 요즘 청소년들에게는 그런 일이 없어야죠.”

본지가 벌이고 있는 ‘Yes! Book’ 독서 캠페인이 든든한 ‘응원군’을 만났다. 판타지 소설 『해리포터』 시리즈를 출간한 ‘문학수첩’ 출판사가 3000만원 상당의 도서 2500권을 내놓기로 한 것이다.

김종철(62) 문학수첩 대표는 최근 책을 보내달라는 독자들의 신청이 몰려 미처 다 들어주지 못하고 있다는 캠페인 관계자의 얘기를 전해 듣고는 선뜻 지원을 약속했다. 기증된 책은 형편이 넉넉치 않은 전국 50개 학교와 시설 등에 50권씩 보내진다. 50권 한 묶음은 『해리포터』 1∼7탄 23권, 일본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에 의해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진 소설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 청소년이 좋아할만한 책들로 구성된다.

1968년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김종철 대표는 평생 시인이자 출판인으로 책과 인연을 맺으며 살아 왔다. 하지만 그는 “어린 시절 거의 절반이 뜯겨 나갔거나 꼭 중요한 대목에서 책장이 찢겨진 소설책들을 어렵사리 구해 읽곤 했다”고 회상했다. 김내성의 번안소설 『암굴왕』이 그렇게 읽은 책중 하나다. 그만큼 독서 환경이 열악했다. 김 대표는 “책은 책장에 꽂혀 있거나 아이들 손에 잘 닿는 곳에 있어야지 힘들게 찾아 보도록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또 “『해리포터』처럼 잘 쓰여진 소설 한 권은 엄청난 경제적 파급 효과를 낸다”며 “청소년이 상상력을 키우고 그 안에서 인생의 길을 찾을 수 있는 양질의 책을 충분히 읽혀야 한다”고 했다.

출판사 ‘문학수첩’의 김종철 대표는 “청소년들이 책이 없어서 읽지 못하는 일이 벌어져선 안된다”며 판타지 소설 『해리포터』 등 2500권을 본지 북 캠페인에 기증했다. 김성룡 기자

김 대표는 요즘 내년 봄에 첫 호를 낼 예정인 시 전문 월간지의 창간 준비로 바쁘다. 월간지는 매달 20명씩 한 해 240명 가량 되는 시인들의 신작을 소개할 방침이다. 서정시·참여시·모더니즘 시 등 다양한 경향의 시 작품은 물론, 시조와 외국 시도 활발히 소개할 계획이다. 한 편에 보통 3만∼10만원 수준인 시 원고료를 크게 올리고 적지 않은 상금을 내건 시 문학상도 운영해 시인들의 사기를 높이는 한편, 2회 이상 추천받아야 등단을 인정하는 옛날 방식을 도입해 신인들의 수준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김 대표는 “이를 위해 시단의 원로들을 조만간 만나 뵙고 의견을 들을 생각”이라며 “시 잡지 10년 운영에 최소한 20억원은 쓸 각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학잡지 운영은 수익과는 거리가 먼 사업이다. 김 대표는 왜 굳이 돈 안되는 일을 벌이려는 것일까. 그는 “시대 정신의 척도인 시가 살아나야 한 나라의 문화가 산다”고 했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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