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창 발바리' 자살하려 했다

중앙일보

입력

7년 4개월 동안 부녀자 57명을 성폭행한 '마창 발바리' 정모씨(32)가 경찰에 체포되기 직전 자살을 결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경남 창원중부경찰서 신진기 경위는 "자신이 피의자로 지목되고 경찰 수사가 좁혀 오면서 모든 것을 체념한 채 자살을 기도하려 했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신 경위는 "비록 수십 차례에 걸쳐 무차별적으로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피의자이지만 동거녀와 부모님에 대해서는 각별한 행동을 보였다"며 "체포 직전 자살을 하면서 사건을 종결지으려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정씨의 발발이 행각이 시작된 시기는 2001년 5월. 하지만 정씨는 그 해 여자친구를 사귀면서 동거를 시작해 오락실 등지에서 벌어 온 수입으로 생활을 영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큰 일거리는 아니지만 성실한 모습을 보여 왔던 정씨에 대해 주위 사람들은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다"라며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30대 초반의 지극히 평범한 모습의 정씨의 범행이 밝혀지면서 주변 사람들은 "설마 그럴리가"라며 혀를 내둘렀다.

동거녀에게도 이중생활을 하던 자신의 모습을 철저하게 숨겨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경찰에 붙잡힌 직후에도 "억울하다"며 범행을 부인했다.

신 경위는 "피의자는 철저한 이중생활을 하면서 동거녀와 부모님에 대해 각별한 반응을 보였고 자신의 범행이 들통 나자 자살을 하려고 결심한 것으로 안다"며 "범행을 부인한 것은 일시 풀려난 이후 자살을 하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씨가 범행 대상으로 삼았던 원룸은 대부분 1층과 2층이었다. 창문에 설치된 방범창을 뜯거나 창틀을 뜯고 침입하기도 했다.

심지어 현관문이 열린 곳도 있었다. 밤늦게 들어와 문을 잠그지 않은 곳이 주요 범행 장소로 선택되기도 했다. 잠금 장치가 철저하거나 3층 이상인 곳은 범행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범행 장소가 대부분의 자신의 집 근처인 것으로 조사됐다. 마산에서 창원으로 이사를 오면서 정씨의 범행 장소도 달라졌던 것으로 파악됐다.

신 경위는 "오래된 주택에 있는 2층 원룸의 경우 방범창이나 창틀이 쉽게 떼어지면서 침입이 이뤄졌으며 일부 여성들은 문을 잠그지 않은 상태로 잠들어 범행에 노출되기도 했다"며 "잠금장치를 확인하고 허술한 방범창을 교체했다면 범행을 예방할 수도 있었을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정씨는 2001년 5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43차례에 걸쳐 창원과 마산지역 부녀자 55명을 성폭행하고 2명의 금품을 빼앗은 혐의로 지난 17일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제3형사부(재판장 박형준 부장판사)는 "범행을 자백하고 깊이 뉘우치고 있지만 우리 사회가 이를 포용하기에는 그 위험성이 너무 크다"면서 "국민과 사회의 안전을 위해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시키는 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며 이 같이 선고했다.

한편 정신감정결과 정씨는 비록 정신병력은 없지만 충동성 조절능력이 매우 약하며 '간헐적 폭발성 장애'가 의심됐다. 또 성에 대한 과도한 집착과 과시욕이 있고 변태적인 성관념을 가지고 있으며 여성을 성적도구로 왜곡해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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