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 6만원 재활용 자전거 잘 나가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대구시 중구 덕산동의 대구YMCA 건물 입구엔 ‘희망자전거 제작소’란 간판이 붙어 있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100여㎡ 크기의 작업장이 나타난다. 17일 작업장에는 6명의 직원이 자전거를 조립하느라 분주했다. 직원 유문수(69·대구시 월성동)씨는 “작업장에서 하루 평균 15대의 재활용 자전거를 생산한다”며 “늘그막에 자전거 수리 기술로 일자리를 얻을 줄 몰랐다”며 웃었다.

이곳에서 만든 ‘희망자전거’가 인기다. 2007년 11월 문을 연 이후 지금까지 판매한 재활용 자전거는 2200여 대에 이른다. 1000여 대는 관공서나 대학이, 나머지는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개인이 사갔다. 자전거를 산 사람들은 “품질에 비해 가격이 싸다”고 평가한다.

제작소 직원들은 아파트 단지에서 수거한 폐자전거를 분해한다. 프레임·포크·핸들·기어 등 쓸 수 있는 부품은 그대로 사용한다. 프레임은 업체에 의뢰해 새로 도장을 한다. 나머지는 새 부품으로 조립한다. 대당 새 부품 비율이 평균 60%라고 한다. 가격은 한 대에 6만원. 10만~20만원대의 중국산 새 제품과 비교하면 무척 싸다. 최근 자전거를 구입한 오정화(32·여·대구시 신서동)씨는 “자전거가 깨끗하고 성능이 아주 좋다”고 말했다.

희망자전거 제작소를 만든 이는 대구YMCA 김경민(47) 사무총장이다. 2007년 9월 노동부의 사회적 일자리 사업 공모 공고를 보고 재활용 자전거 사업 아이디어를 내 채택됐다.

노동부가 전체 직원 16명의 인건비(1인당 월 83만7000원)를 3년 지원하고, 대구YMCA는 작업장을 마련해 재활용 자전거를 만드는 사업이다.

대구=홍권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