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희 대주교 『아득한 여로』
‘새벽3’이란 시에서 이 대주교는 자신을 ‘베드로’에 빗댄다. 닭 울기 전 세 번이나 부인했던 ‘배신의 베드로’ 말이다. “어둠이 걷히고 닭이 울 때면 세 번이나 배반한 내 얼굴이 드러날 것이다/아물지 않은 상처 밑바닥 에이는 아픔으로 기다리는/새벽이여 나 대신 울어서 부끄러운 한을 풀고 그대 품에 초라한 나를 보려무나”(‘새벽’ 전문)
저자는 시를 통해서 ‘나’를 벗는다. 닭 울기 전 세 번이나 배반한 ‘나의 얼굴’을 벗고, 나 대신 우는 새벽을 통해 또한 ‘부끄러움’을 벗는다. 그렇게 인간의 상처와 아픔, 부끄러움을 하나씩 벗으며 저자는 새벽의 품에 안긴다. 나 대신 우는 그리스도의 품에 안긴다. 그런 꾸밈 없는 초라함을 통해 저자는 ‘영성의 메아리’를 길어 올린다.
이문희 대주교는 서문에서 “이 책을 보내면서 시집보낸 딸을 생각하는 아버지의 마음을 알 것 같다”고 말한다.
한덕천 교무 『연습할수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