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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신간] 이문희 대주교 『아득한 여로』 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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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이문희 대주교 『아득한 여로』

꼬박 20년 만이다. 천주교 이문희 대주교(74·대구대교구장·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역임)가 첫 시집 『일기』(1990년) 이후 20년 만에 두 번째 시집 『아득한 여로』(문학세계사,120쪽,1만 원)를 내놓았다. 시는 솔직하고, 간결하고, 울림이 있다. ‘인간 이문희’와 ‘그리스도교인 이문희’가 번갈아가며 얼굴을 내민다.

‘새벽3’이란 시에서 이 대주교는 자신을 ‘베드로’에 빗댄다. 닭 울기 전 세 번이나 부인했던 ‘배신의 베드로’ 말이다. “어둠이 걷히고 닭이 울 때면 세 번이나 배반한 내 얼굴이 드러날 것이다/아물지 않은 상처 밑바닥 에이는 아픔으로 기다리는/새벽이여 나 대신 울어서 부끄러운 한을 풀고 그대 품에 초라한 나를 보려무나”(‘새벽’ 전문)

저자는 시를 통해서 ‘나’를 벗는다. 닭 울기 전 세 번이나 배반한 ‘나의 얼굴’을 벗고, 나 대신 우는 새벽을 통해 또한 ‘부끄러움’을 벗는다. 그렇게 인간의 상처와 아픔, 부끄러움을 하나씩 벗으며 저자는 새벽의 품에 안긴다. 나 대신 우는 그리스도의 품에 안긴다. 그런 꾸밈 없는 초라함을 통해 저자는 ‘영성의 메아리’를 길어 올린다.

이문희 대주교는 서문에서 “이 책을 보내면서 시집보낸 딸을 생각하는 아버지의 마음을 알 것 같다”고 말한다.

한덕천 교무 『연습할수록 …』

원불교강남교당의 이산 한덕천 교무의 첫 번째 설법집 『연습할수록 느는 행복』(이지앤, 339쪽, 1만 원)이 나왔다. 저자는 “생수가 솟는 샘물은 마르지 않는다”며 사슴이 옹달샘을 바라보듯 사는 것보다 옹달샘이 사슴을 바라보듯 사는 것이 어떨지를 묻는다. 그리고 이를 위해 마음공부를 권한다. 원불교와 불교의 숱한 일화와 가르침을 예로 들며 교도들에게 폈던 법문의 알곡이 차곡차곡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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