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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대 발표 “자녀 터울 3년전후가 적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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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아이와 산모의 건강을 위해선 아이를 연년생으로 낳거나 터울을 길게 잡지 말아야 할 것 같다.

이는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소아과 엘리너 페인테이스애플릭 교수팀이 내린 결론. 91년 이후 첫아이가 아닌 신생아 30만명을 대상으로 먼저 아이 출산후 6개월 이내 임신이 됐던 집단 (9%) , 6~36개월사이에 임신이 됐던 집단 (54%) , 만3년 이후에 임신됐던 집단 (37%) 등 세 집단으로 분류해 출생시 체중을 비교한 결과 첫번째 집단이 두번째 집단에 비해 2.2㎏이하의 저체중아로 태어날 위험성이 71%나 높게 나타난 것. 세번째 집단도 2번째 집단에 비해 위험성이 30%정도 높게 나타났다.

페인테스애플릭교수는 "건강한 아이 출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어머니의 건강" 이라고 전제하고 "출산후 산모가 임신전의 상태로 완전히 회복이 되는데 최소한 6개월 정도가 필요한데다 산모의 나이가 많을수록 산모의 건강이 나빠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 이라고 설명한다.

서울대의대 소아과 김병일교수는 "저체중아는 정상체중아에 비해 산모로부터 영유아기에 발달이 늦을 뿐 아니라 선천성장애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고 밝힌다.

첫아이 출산후 8개월이내에 임신하면 조산확률도 3배정도 높다.

조산아는 만삭아에 비해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신생아 폐질환.망막 미숙으로 인한 시력장애.뇌출혈로 인한 뇌성마비등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터울이 짧을 경우 정신적인 문제점도 있다.

2년 미만의 터울인 경우 기저귀를 함께 차는 사이인데도 부모들은 위 아이에게 '언니' 나 '형' 으로서의 행동을 강요하기 쉽다.

김동현 신경정신과 원장은 "연년생인 경우엔 먼저 태어난 아이가 너무 일찍부터 과도하게 성숙한 행동을 요구받게돼 이것이 아이에겐 불만과 스트레스의 원인이 된다" 고 설명한다.

따라서 연년생의 자녀를 두었을 때는 부모가 위인 아이도 아직은 또래의 어린 아이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반대로 형제간 터울이 5년이상 차이나면 일종의 '세대차' 가 생겨 현실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진다.

형제간에 함께 보고 듣고 느끼며 어떤 문제점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시너지효과가 거의 없게 되는 셈. 특히 늦둥이의 경우엔 더욱 심하다.

"큰형 (33) 은 내게 '너는 내 자식벌' 이라며 자주 권위를 부렸는데 그때마다 저는 '자기가 형이면 형이지 부모도 아니면서 뭔데 명령조로 간섭하나' 하는 적개심이 들었어요" 라고 K군 (21) 은 말한다.

이와는 달리 늦둥이 동생을 예쁜 장난감으로 생각하고 지나치게 귀여워 할 경우 늦동이는 부모의 과보호에 형제 과보호까지 겹쳐 자아성숙을 방해받게 된다.

늦둥이를 낳은 산모도 노산 (老産)에 따른 문제점이 있다.

성균관대의대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최두석교수는 "만35세 이후 출산은 젊은 산모에 비해 임신중독증.조기태반박리.전치태반.당뇨등의 가능성이 고 (高) 위험산모로 분류되며 태아도 선천선기형.조산.저체중아등의 문제있는 아이가 태어날 가능성이 높다" 고 지적한다.

김원장은 "통상 성장기 아이는 형제간에 우애.경쟁심.상하관계등 사회생활을 배우면서 자라야 다른 아이들과의 관계도 원만하게 되는데 이를 위해선 체격이나 인지능력에서 3년전후로 차이나는 것이 가장 적당하다" 고 밝힌다.

황세희 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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