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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노믹스]경제정책 결정 실세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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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DJ노믹스 경제정책을 수립.집행하는 인물은 크게 ^전문관료^학자출신^정치인 세 그룹으로 나뉜다.

경제정책의 무게중심은 대통령과 인연있는 학자출신이나 정치인에 있었으나 최근에는 전문관료로 옮겨가고 있다는 평가다. 전문관료 집단은 이규성 재정경제부장관.진념 (陳稔) 기획예산위원장.이헌재 (李憲宰) 금융감독위원장.강봉균 청와대경제수석.전윤철 (田允喆) 공정거래위원장 5인방이 대표주자다. 대통령의 의중을 받들어 주어진 상황에서 신속히 정책을 수립하는 일종의 '숙련자' 들이다.

경제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다보니 대통령도 실무에 밝은 이들에게 점점 더 의존하는 모습이다. 이규성장관은 재무부 사무관을 시작으로 88~90년 재무장관을 지낸 정통 재무관료다. 새 정부 초기에는 대통령이 李장관에게 힘을 실어주지 않아 경제부처간에 적잖은 혼선이 있었다. 진념위원장은 경제기획원출신 관료의 대부격이다.

조정능력이 뛰어나고 실무에 밝아 일찌감치 중용이 점쳐져 왔다. 예산과 정부조직 개혁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이헌재위원장은 정통 재무관료의 승진가도를 밟다 3공말 관계를 떠나 한동안 '낭인' 세월을 보내다 막강한 권한을 가진 초대 금감위원장으로 금의환향했다. 새 정부 출범전 비상대책위원회 실무기획단장으로 일하면서 재벌개혁 밑그림을 입안했고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전해진다.

강봉균수석은 경제기획원 출신으로 합리적인 스타일이다. 대통령이 직접 수석자리에 낙점했다고 한다.

현실에 따라 정책노선을 조절하는 순발력이 뛰어나고, 부처 장악력을 갖췄다는 평이다.

전윤철위원장은 김영삼 (金泳三) 정부에 이어 새 정부에서도 같은 자리를 맡게 된 몇 안되는 장관급 인사중 하나다.

경제대책조정회의에서 빠져있지만 기업은 물론 금융구조조정에도 제 목소리를 낼 정도로 과거와 다른 위상을 보여주고 있다. 두번째 그룹은 대통령 야당시절 경제 밑그림을 그리는 데 도움을 준 학자출신이다.

변형윤 서울대명예교수의 학풍을 이어받은 '학현 (學峴) 사단' 과 전철환 (全哲煥) 한국은행총재.김성훈 (金成勳) 농림부장관이 여기에 속한다. 전철환총재는 경제기획원을 시작으로 공직에 10여년 근무했고, 그후에는 충남대교수를 지내면서 금융통화운영위원으로 한은과도 오랜 관계를 맺었다.

진보적 성향으로 분류되는 全총재는 특히 독립 중앙은행의 수장으로서 여러 기대를 걸게 했으나 아직 이렇다할 모습은 보여주지 않고 있다. 세번째 그룹은 유종근 (柳鍾根) 대통령 경제고문.김원길 (金元吉) 국민회의 정책위의장.박태영 (朴泰榮) 산업자원부장관.이정무 (李廷武) 건설교통부장관 등 정치인출신이다.

柳고문은 DJ노믹스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람으로 꼽힌다. 경제대책조정회의도 그의 아이디어다.

그동안 외국인의 적대적 인수.합병 (M&A) 조기도입 등 개혁을 진두지휘해 왔다.

고현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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