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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커다란 배를 해체하는 사람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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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면

바다 위를 누비던 배는 수명을 다하면 어떻게 처리될까. 10t 남짓 소형 선박부터 수천t에 이르는 초대형 선박까지 배의 최후를 책임지는 사람들이 있다. 더 이상 쓸 수 없는 선박을 일일이 분해하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폐선 처리반’이 주인공이다.

EBS TV ‘극한직업’은 17일 밤 10시40분 폐선 처리반의 일상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방영한다. 폐선 처리반 소속 노동자들은 산소 절단기가 뿜어내는 1200℃ 뜨거운 열기 속에서 폐선박과 사투를 벌인다. 온몸으로 튀어오르는 불똥 탓에 작업복과 속옷엔 늘 구멍이 숭숭 뚫려있고, 얼굴 곳곳에도 흉터가 남아있다. 선박 해체 작업 때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재활용이 가능한 기계 장비를 선별하는 일. 그러나 수십년간 바닷바람에 두텁게 녹이 슨 배에서 장비를 뜯어내는 일은 만만치가 않다. 또 장비를 뜯어낼 때 수백 ㎏ 고철 덩어리가 어디로 떨어질지 예상하기란 어렵다. 선박이 엉뚱하게 절단될 경우 수백t 나가는 배가 균형을 잃고 쓰러질 수도 있다. 방송에는 거대할 고철 덩어리와 사투를 벌여야만 하는 폐선 처리반의 고단한 하루가 고스란히 담겼다.

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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