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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아마바둑]남 김찬우·북 문영삼 대결 성사 관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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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올해는 바둑의 남북대결이 실현될 수 있을까. 또 세계최강의 프로군단을 지닌 한국의 위상에 걸맞지 않게 지난 20년간 단한번도 세계정상에 서보지 못한 한국아마바둑이 올해는 비원 (悲願) 을 이룰 수 있을까. 제20회세계아마바둑선수권대회가 오는 30일부터 6월6일까지 8일간 도꾜의 일본기원에서 열린다.

50개국에서 50명의 대표선수가 출전하는, 바둑대회중에서 가장 세계화된 대회다. 한국은 선발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찬우 (金燦佑.26) 아마7단이 대표로 나간다.

북한도 지난해 이대회서 3위를 차지하여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했던 문영삼 (文榮三.19) 아마7단이 다시 나온다. 지난해 한국은 7위를 차지하여 북한에도 뒤지는 수모를 당했다.

현재 김형직사범대학 2년생인 文7단은 중국바둑유학도 다녀온 북한의 최강자. 이대회는 스위스리그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남북한이 함께 성적을 내면 남북대결의 가능성이 점점 높아진다.

만약 올해 처음으로 남북대결이 성사된다면 그 결과는 어찌될까. 기보를 검토한 한국기원의 프로들은 '6대4로 아직은 한국우세' 를 점치고 있지만 文7단이 지난해 우승자를 꺾은 전력을 들어 의외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한다. 79년 시작된 세계아마대회의 첫 우승자는 당시 중국의 최고수였던 네웨이핑 (攝衛平) .그는 우승직후 즉각 프로9단이 됐다.

아마 프로 구분이 모호했던 중국은 이대회서 모두 12번이나 우승하며 세계아마바둑계에서 최강의 실력을 과시해왔다. 현 중국의 랭킹1, 2위인 창하오 (常昊) 8단이나 마샤오춘 (馬曉春) 9단도 모두 이대회 우승자들. 일본은 순수 아마추어가 출전하여 6번이나 우승했고 홍콩도 본토에서 이주해온 강자를 앞세워 1회 우승했다.

한국은 그러나 단 한번도 우승하지 못했고 준우승만 3회 차지하는데 그쳤다. 82년 현 유창혁9단이 대표로 출전했을 때 거의 다 잡아놓은 우승컵이 막판 착각으로 사라진 것이 가장 아쉬운 기억으로 남는다.

한국 아마추어가 지지부진한 이유는 세대교체가 너무 늦기 때문이다.

유망주들이 일찍 프로쪽으로 줄을 서버리기 때문에 20년전의 아마강자들이 40대가 된 지금도 강자로 활약하고 있는 형편이다. 한국기원에선 이대회 우승을 위해 프로예비생이라 할 한국기원연구생을 참여시키는 방안도 검토중이지만 '연구생은 준 (準) 프로' 라는 반론에 부딪혀있다.

이번에도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는 중국의 쟈오웬동 (趙文東.25) 아마7단. 공무원으로 전국대회 우승경험이 있다. 일본의 히라오카 사토시 (平岡聰.27) 아마7단과 한국이 그다음으로 꼽히고 북한 대만이 다크호스로 지목된다.

참가국을 대륙별로 살피면 유럽이 27개국으로 가장 많고 아시아가 12개국, 북미 2개국, 중미2개국, 남미 4개국, 오세아니아 2개국, 아프리카도 1개국이 있다.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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