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생각 뉴스] 연쇄살인범 유영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장면1-경찰 브리핑

"가난했던 어린 시절과
잦은 범죄 때문에
파탄 난 가정생활이
범죄의 주된 원인입니다."

#장면2-살인범의 자작시

제목:사진 속의 사랑
'온 가족이 모였었던
순간이었습니다.
모처럼 많은 대화를 나누며
웃을 수 있었던 날이었습니다
너무나 행복해 그 순간을
사진 속에 담았습니다….'

#장면3-피해자 유족들

"고물장사 하다가
노점 하나 차렸는데
성실하게 산 끝이 이거냐.
죽은 남편 살려 내라."

새벽 장사 나갔던
성실한 가장을 잃은 아내는
가슴을 치며 울부짖었다.

가족과 가정은
세상을 사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울타리.

무너진 울타리 때문에
사회로 증오심을 돌린
한 사람은 20여명을 죽였고
그 손에 울타리를 잃은
유족은 피눈물을 쏟으며
주저앉았다.

죽음의 저주로 돌아온
살인범의 증오를 키운 건
무너지는 가정을 방관하고
범죄자라며 낙인을 찍어온
이런 말들일지도 모른다.

"가난 구제는 나라님도 못해.
태생부터 못된 놈이 있어."

그렇게 흘린 말들이
그렇게 지나쳐 온 무관심이
나를 향한 칼이 될 수 있음에도.

*경찰은 20여명을 살해한 혐의로 붙잡은 연쇄살인범 유영철을 상대로 추가 범죄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하현옥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