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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피한 고용조정 곳곳서 갈등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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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구조조정에 나선 기업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 가운데 하나가 고용조정 문제다. 일자리가 걸려있는 직원들의 고용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이스라엘 이스카사와 초경합금 사업부문 매각 계약을 체결한 대한중석의 경우 한때 고용승계와 위로금지급 문제로 노조와 갈등을 빚어 매각 자체가 무산될 위기를 맞았었다. 동해 (주) 도 일본 오므론사에 자동차부품사업을 지난달 매각했으나 고용승계 문제로 노사갈등을 빚고 있다.

계약상 '9월까지 정상가동이 유지되지 않으면 사업을 폐쇄할 수도 있다' 고 명시돼 있어 자칫 투자계획 철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회사측의 공장 폐쇄.정리해고방침에 노조측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키로 한 현대리바트나, 지난 19일 회사측의 정리해고 방침 통보 이후 노조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경우에서도 구조조정의 어려움을 엿볼 수 있다.

현대자동차의 사측은 "가동률이 40%대로 떨어져 현인력 유지는 불가능하다" 는 입장이나 노조측은 "근로시간 단축 등 해고회피 노력이 충분치 않다" 고 맞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적극적인 해고회피 노력은 있어야겠지만 근본적으로는 고용조정없이는 구조조정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강대 남성일 (南盛日.경제학) 교수는 "현 경제위기의 본질은 고비용.저효율 구조에 있으므로 생산성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인건비를 줄이지 않으면 안된다" 며 "고용조정이 두려워 구조조정을 미뤘다가는 더 큰 낭패를 볼 수도 있다" 고 우려했다.

차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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