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인상어, 올여름 해운대선 얼씬 못할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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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수상구조대원이 상어 퇴치기를 수상 오토바이에 달기 위해 들어 보이고 있다. [부산시소방본부 제공]

식인상어 퇴치기가 올여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 등장한다. 부산시소방본부는 난폭한 상어류가 피서객이 있는 해안으로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 상어 퇴치기를 호주에서 도입해 다음 달 1일부터 시범 운영한다고 15일 밝혔다.

가오리연 모양으로 생긴 상어 퇴치기는 강력한 전류를 물속으로 발생시켜 상어를 놀라게 하는 장치다. 최대 수심 45m에서 6∼7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대당 가격은 300만원.

상어는 먹잇감을 공격할 때 자신이 가진 모든 감각기관을 동원한다. 멀리 있는 먹잇감을 감지할 때는 후각과 청각을 이용하지만 공격의 마지막 단계인 4∼5m 안에 들어오면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입 주변의 전기 자극 수용체인 로렌치니(Lorenzini) 기관을 활용한다. 로렌치니 기관은 0.000015볼트의 전류를 감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어 퇴치기의 발생 전류는 11볼트다. 상어로서는 엄청나게 강한 전류이기에 달아나는 것이다.

상어 퇴치기는 수상 오토바이에 매달아 사용한다. 부산소방본부는 올해 3대를 시범적으로 도입해 해운대해수욕장 1차 통제선(수영 금지구역)과 2차 통제선(수상기구 운행 금지구역) 사이를 순찰하는 119구조대 수상 오토바이에 부착할 예정이다.

해운대해수욕장 피서객이 몰리는 백사장 길이는 1.5㎞. 3대의 수상 오토바이가 500m씩 나눠 순찰을 도는데 수상 오토바이 속도로는 500m를 오가는 데 10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김동환 부산시소방본부 특수구조대 팀장은 “지금까지 해운대에 상어가 나타난 적은 한번도 없지만 지구온난화로 상어류가 출현할 가능성이 있어 상어 퇴치기를 도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부산=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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