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총장 릴레이 인터뷰] ⑤ 상명대 이현청 총장 “디자인대학, 전국 최고 자리 우뚝”

지역 대학의 특화를 강조하는 이현청 상명대 총장. 조영회 기자

이현청(61)상명대 총장에게 최근 큰 경사가 있었다. 2일 국내선 유일하게 호주의 ‘AUQA’(Australian Universities Quality Agency·대학 및 고등교육 평가기관)의 평가위원으로 위촉됐다. AUQA는 호주 교육부 산하에서 호주 대학은 물론, 중국·홍콩·싱가포르 등 아시아 대학에 자문하고 그 대학을 평가하는 기관이다.

지난해 4월 상명대에 부임한 이 총장은 대학교육 행정 전문가다. 미국의 세계적인 대학학력인증협의회(CHEA) 국제이사로 6년째 재직 중이다.

“아시아 위원은 거의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대학 교육 전문가들이 모이면 으레 혁신적인 대학 발전 방안을 서로 협의하게 됩니다. 좋은 고등교육시스템을 우리나라에 즉시 들여오는 기회로 삼겠습니다.”

이 총장은 우리나라의 내로라할 교육전문가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을 8년간 지냈다. OECD 고등교육 집행이사도 역임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총장 부임과 함께 상명대의 교육 혁신을 이끌고 있다. 우선 교양과목 명사 초청 특강 프로그램이 눈에 띈다.

“한국 주재 외국대사들을 모셔다 그들의 경험을 학생들이 듣게 했죠. 노련한 외교관들의 인생 이야기가 학생들의 흥미를 불렀고 대사들 본인도 한국에서의 값진 추억으로 여겼습니다.” 그 외 전문 분야 장인들을 초대했다. 명창, 소설가, 대목장 등. 교수들 및 이 총장의 인맥이 동원됐다. “살아있는 인성 교육입니다. 이론이 아닌 살아있는 인생 교육이었죠. 학생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방향을 잡는 데 큰 도움이 된 걸로 자부합니다.”

이 총장은 취업에 가장 힘을 쏟고 있다. “최고의 복지는 취업이다”라는 모토로 뛰고 있다. ‘취업진로 지도교수제’를 시행 중이다. “올해부터 학과 특성에 맞는 전문적인 취업 지도를 위해 전공 별 취업지도 전담교수를 두고 있습니다. 학생의 진로를 함께 고민하고, 그에 맞춰 취업관련 사업을 펴고, 졸업생-재학생과의 네트워크도 구성하고 있습니다.”

면접부터 취업지원서 작성, 체계적인 외국어 공부계획 수립 등을 돕는 실질적 취업지원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있다. “ ‘취업클리닉’은 학생들의 취업 취약점을 찾아 그 개선안을 제시하는 독특한 프로그램입니다.” 　

이 총장은 글로벌 경제위기의 학생들을 위해 ‘녹색장학금(Green Scholarship)’을 만들었다. 교내 전등끄기, 컴퓨터 전원끄기, 물 아껴쓰기, 엘리베이터 안 타기 등의 대대적인 캠페인을 통해 절약된 금액을 학생들에게 돌려주는 제도다. “올해 3억~4억원 정도의 예산절감의 효과가 예상돼 100여 명의 학생들에게 추가로 장학금 혜택이 돌아갈 것 같다”고 했다.

상명대 천안캠퍼스는 예술·디자인으로 특화됐다. “1990년 국내 첫 디자인대학이 설립돼 이젠 각 전공이 전국 최고를 자랑합니다. 재수학원에선 우리 대학을 목표로 한 반이 있을 정도입니다. 졸업생들이 세계적인 상을 잇달아 수상하는 등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습니다.”

천안시와도 여러 프로젝트를 수행한 바 있다. “대학이 지역에 기여해야 하는 건 당연하죠. 대학의 특징을 살려 도시디자인 분야에서 자문 역할을 맡고 있고 천안학을 개설, 학생들이 지역 애착을 갖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3월엔 성무용 시장이 직접 특강을 해주시기도 했습니다.” 상명대는 천안개방교도소 전시회, 영정사진 촬영, 병원·복지시설 후원사업 등 다양한 지역사업을 펼치고 있다.

“천안·아산에는 대학이 10여 개가 있습니다. 각 대학마다 천편일률적으로 비슷한 전공학과만 개설해선 안됩니다. 대학마다 독특한 대학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그 대학들이 컨소시엄을 구성, 융복합시대에 걸맞게 신 학문을 일으켜야죠. 세계가 천안의 대학들에 주목하도록 만들어야죠.”

조한필 기자

경력

· 한양대 교육학과

· 미 남일리노이대학 철학박사

· 부산대 사범대 교수

· 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

· OECD 고등교육 집행이사

· 호남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