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장 후보 문희갑·이의익·유성환씨 합동토론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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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대구시장 후보 합동토론회가 20일 처음으로 열렸다. 한나라당 문희갑 (文熹甲).자민련 이의익 (李義翊).국민신당 유성환 (兪成煥) 후보는 차분한 가운데 위천공단 등 지역 현안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했다.

이날 토론회는 2명의 패널리스트가 묻고 후보별로 돌아가며 답변해 치열한 공방전은 없었으나 약점이 들춰질 때는 각 후보가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토론회에서는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인 대구화물복합터미널, 위천공단 지정, 재정난 해소 방안에서부터 후보들의 성격 문제까지 집중 거론됐다.

대구복합터미널 부실문제에서 文후보는 "시는 대주주가 아니어서 관여하기 어려웠다" 며 법률적인 측면을 강조하자 李.兪후보는 "예산 낭비에 대한 책임을 지라" 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위천공단 지정에 대해 文.李후보는 "당선되면 곧바로 지정되도록 심혈을 기울겠다" 고 말한 반면 兪후보는 "공단 조성 자체가 잘못됐다" 고 말했다.

대구시의 과도한 빚에 대해선 文후보는 IMF라는 경제난국에서 다른 지역도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라며 외국자본 유치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李.兪후보는 재정난이 文시장의 재정운용 잘못 때문이라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특히 兪후보는 "부산지하철 건설에 시민 부담이 10%에 불과했으나 대구지하철 건설에는 시민부담이 75%를 차지했다" 고 반박했다고 李후보는 "대구시 재정은 97년 결산을 하지 못할 정도로 방만하게 운용됐다" 고 비난했다. 토론회 중간쯤에는 李후보에게 "국회에서 고스톱을 친게 사실이냐" 는 내용이, 文시장에게는 "음대를 졸업한 딸이 고액과외를 받지 않았느냐" 는 질문이 던져졌다.

그러나 李후보는 "그런 사실이 없다" , 文후보는 "기억이 없다" 며 어물쩍 넘어갔다. 兪후보도 라면값을 1천원에서 1천2백원으로 답하는 실수를 해 진땀을 흘리기도 했다.

이번 토론회는 시정 전반을 훑는 형태로 진행된데다 후보끼리 질문.답변이 없어 다소 맥빠진 분위기였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대구 = 홍권삼 기자

〈hongg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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