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구조조정비용을 마련하는 방안의 하나로 공기업의 정부보유 지분매각을 들고나옴에 따라 대표적 공기업인 포항제철의 경영권 방어가 새삼 고민으로 떠오르고 있다.
포철은 현재 정부 지분이 33.3% (정부 9.3%, 산업은행 24%) 인 반면 외국인 총 지분이 25%에 달해 정부 지분을 국내외에 매각할 경우 M&A (인수.합병) 시도에 무방비로 노출, 경영권 방어대책이 절실한 입장이다.
이에 따라 산업자원부 등도 연구에 들어갔고 포철도 정부 지분의 매각을 전제로 이미 태스크 포스 (T/F) 팀을 구성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여러 곳에 제시해 놓고 있다.
현재까지 포철에서 연구한 방안은 ▶핵심주주그룹의 구성 ▶일본 신닛테쓰 (新日鐵) 와 협력 ▶골든 셰어 (Golden share) 제 도입 등 세 가지다.
◇핵심안정주주그룹의 구성 = 산자부와 포철에서 집중 검토하고 있는 방안이다. 정부 보유 지분을 매각할때 민간 기관투자자들이 일정 지분을 공동인수해 안정적 주주그룹을 형성함으로서 외국인의 M&A 시도를 막자는 것이다.
포철은 최근 산자부에 조흥은행을 포함해 일부 우량은행, 투자신탁회사, 사업상 연관성이 깊은 한전 등으로 핵심안정주주그룹을 구성해 10%~15% 가량의 지분을 인수함으로서 경영권을 확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신닛테쓰와 협력 = 정부와 사전교감 없이 포철쪽에서 검토중이다. 유상부 (劉常夫) 포철회장이 최근 이마이 다카시 (今井敬) 신니테쓰회장과 만나 논의한 상호 1%씩의 지분을 공유, 이를 통해 적대적 M&A 등 경영권 침해때에 대비하고 양사간 협력을 강화하자는 구상이다.
포철은 19일 "정부의 민영화 방안이 확정되는 시점에서 이 방안을 놓고 정부와 협의할 것" 이라고 밝혔으나 정부측은 소극적이다. 그러나 산자부는 이 안에 대해 "포철이 오너 회사처럼 회장 마음대로 처리할수 있는 회사가 아니며 세계 1위인 신닛테쓰와 2위인 포철이 협력관계를 맺을 경우 프랑스의 유지노, 독일의 티센등 다른 철강업체들이 견제해 올 수 있다" 고 지적했다.
◇골든 셰어 (Golden share) 제 = 이규성 (李揆成) 재정경제부 장관이 국회답변에서 밝힌 방안으로 정부는 특별주 단 한 주를 갖고 ▶일정 부분 이상의 중요자산 매각 ▶동일인의 일정 지분이상 주식소유에 대해서는 거부권을 갖게 관련 법규를 개정한다는 것. 영국의 브리티시 스틸이 93년까지 5년간 한시적으로 이 제도를 활용했다.
그러나 상장 공기업인 포철에 이 제도를 도입할 경우 기존 주주의 이익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측면에서 위헌 소지를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다.
박영수.이재훈 기자
〈yspar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