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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금리 상승을 예고하는 전령사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118호 26면

‘추악한 얼굴(Dirty Face)’.
인플레이션(돈 가치 하락)의 또 다른 이름이다. 1970년대 후반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인플레이션)을 겪은 뒤 경제 전문가들이 인플레에 붙여준 것이다. 다시는 마주하고 싶지 않은 마음과 함께 두려움도 엿보인다.

돈이 보이는 경제 지표 - 인플레이션 기대심리(Inflation Expectations)

최근 전문가들의 입에서 추악한 얼굴이라는 말이 자주 나오고 있다. 인플레 경고가 빈번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물가가 들썩이고 있지는 않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회원국 소비자 물가지수는 올 4월 0.2%(전월 대비) 올랐을 뿐이다. 한 달 전인 3월에는 0.3% 상승했다. 수치만을 놓고 보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줄어들었다고 볼 만하다.

그렇다면 전문가들은 무엇을 근거로 인플레를 경고하고 있을까.이를 예측하는 모델을 통해서다. 미국 ‘미시간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Inflation Expectations: research.stlouisfed.org/fred2/series/MICH)’가 그중 하나다.

이는 미시간대 경제조사팀이 소비자들에게 ‘12개월 뒤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얼마나 오를 것으로 보는가’라고 물어본 뒤 대답을 취합한 것이다. 최근 조사치는 올 5월의 2.8%다. 한 달 전과 같다. 3월에는 2.0%였다. 지난해 말에는 1%대까지 하락했다.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었다. 이 기대심리는 응답 가운데 가장 빈도수가 높은 것이다. 5월치가 2.8%였다는 말은 그때 이후 1년 뒤에 CPI 상승률이 2.8%에 이를 것으로 보는 사람이 응답자 가운데 가장 많았다는 의미다. 최근 인플레 기대심리가 높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70년대 후반처럼 아예 생활 속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고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

그렇다고 마냥 안심할 것도 아니다. 요즘 시장 참여자들은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풀었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다. 그들은 이렇게 많이 풀린 돈은 꼭 ‘사고’를 친다는 걸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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