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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주식, V자형 반등 곧 나타날 수 있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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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호 24면

‘모든 길은 중국으로 통한다-’. 요즘 세계경제가 그렇다.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미국·유럽 등 선진국은 내상이 심각하다. 치유를 위해선 시간이 더 필요하다. 지금은 위기에서 한발 빗겨 선 중국에 세계경제가 기댄다. 중국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중국의 구매관리지수(PMI)는 3개월째 확장세다. 제조업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신호다. 올 경제성장률 8% 달성도 무난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물론 비관론도 만만찮다. 적신호를 보내는 지표도 많다. 물가가 계속 하락 중이라 디플레 우려가 여전하다. 수출 감소 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데다 상하이종합지수가 연초 대비 50% 넘게 오른 것도 부담이다. 판단이 안 서는 이때, 중국 펀드 운용을 맡고 있는 매니저 2명에게 중국 경제와 증시 전망에 대해 물었다. 중국 펀드의 양대 산맥이랄 수 있는 ‘신한BNPP봉쥬르차이나’의 클로드 티라마니 매니저와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의 리총 매니저를 12일 e-메일로 인터뷰했다.

중국 증시, 펀드매니저 2인에게 길을 묻다

▶국제통화기금(IMF)·유럽연합·세계은행 등은 연초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6.1~6.5%를 제시했으나 최근에는 골드먼삭스가 8.3%의 전망치를 제시한 것을 비롯, 모건스탠리 7.0%, UBS워버그 7.5%, 바클레이즈캐피탈 7.2% 등으로 높아졌다. (6월 5일, 연합뉴스)

-GDP 성장률 8% 달성이 가능한가?
=(리총)“최악은 지났다. 가능할 것으로 본다. 중국은 내수 소비와 투자 측면에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선박운임지수(BDI)·유가·상품가격 등에서 보듯 글로벌 경제 환경도 개선되고 있다. 아직까지 수출이 부진하기는 하지만 예상보다 나쁘지 않다.”

▶“중국 경제는 올 1분기 저점을 형성한 이후 강한 V자 형으로 반등할 것이다.”(5월 26일, 주시쿤(朱希昆) 우리투자증권 베이징리서치센터장,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경제에 대해 V자 형 반등 전망도 나온다.
=(리총)“부동산이나 주식과 같은 금융자산은 V자 형태의 회복이 나타날 수 있다. 시장에 풀린 돈의 힘으로. 그러나 금융위기가 전방위적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실물 경제 회복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다. 실물 경제는 한 번이 아닌 두세 번의 ‘V’ 곡선을 그릴 수도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1일 중국의 5월 도시 지역 고정자산투자가 5조3520억 위안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2.9% 늘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5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4% 줄어들며 시장 예상치(-23.1%)보다 더 크게 위축됐다. (6월 12일, 한국경제)

-수출이 여전히 부진하다. 경제 성장을 낙관하기 어렵지 않나.
=(티라마니)“중국 경제는 금융위기가 실물 경제의 위축으로 이어진 2008년에도 7%를 초과하는 성장을 달성했다. 현재 중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경기 부양책은 전례 없는 규모다. 과거 성장동력이었던 수출 부문의 기여도가 급감한다 해도 7~8% 성장이 달성 가능하다. 만약 4조 위안의 경기부양책으로도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중국은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다.”

▶국내총생산(GDP)의 11%에 이르는 4조 위안의 경기 부양자금도 투입 속도가 너무 빨라 보이는데, 중국 정부가 벌써부터 추가 경기부양을 이야기하는 것은 우려스럽다. (5월 26일, 박경철 경제평론가, 동아일보에 기고한 칼럼에서)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여력은 충분한가.
=(티라마니)“중국은 충분한 재정 여력을 갖췄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 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은 미국 81.2%, 영국 61%, 중국 22.2% 등으로 추정된다. 중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양호하다. 8%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추가 부양책이 필요하다면 올가을 전국인민대표회의를 전후해 발표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 경우 인프라 투자보다는 소비 촉진에 맞춘 정책이 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 증시가 8개월 만에 재개되는 기업공개(IPO) 물량 부담으로 이틀째 하락했다. 12일 상하이종합지수는… 하락 반전해 낙폭을 키웠다. (6월 12일, 연합뉴스)

-시장에 IPO와 비유통주 물량이 나오면서 주가 하락이 우려된다.
=(리총)“주식시장은 기업이 저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필요한 곳이다. IPO가 재개되는 것은 그만큼 투자심리가 회복됐다는 의미다. IPO 승인 총액 또한 중국 A시장의 일일 거래량보다 적은 900억 위안 정도에 그친다. 비유통주 해제도 긍정적이다. 이로 인해 중국 증시가 좀 더 글로벌화될 수 있다. 최근 한 설문 조사에서 펀드 매니저들은 벤치마크와 비교해 아시아에서 투자 비중을 높인 국가로 단연 중국을 꼽았다. IPO와 비유통주 해제로 시장에 물량이 나올 수 있겠지만 중국에 투자하려는 대기 자금이 풍부한 상태다.”

▶“MSCI세계지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이 15배 수준인 데 비해 중국 상장주식의 PER는 평균 26배 수준에 달하고 있다. 2007년 고점 당시의 49배에 비하면 아직 절반 수준이긴 하지만 상장사 이익을 고려할 때 주가에 거품이 끼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6월 4일, 앤디 시에 모건스탠리 전 아시아담당 수석연구원, 홍콩 문회보와의 인터뷰에서)

-증시가 과열됐다는 평가가 있다.
=(티라마니)“올 예상 이익을 기준으로 보면 지금 중국 증시가 다소 비싸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투자자는 내년 이익에 주목하고 있다. 2010년 예상이익을 기준으로 하면 현재 PER는 과거 평균 수준에 불과하다. 또 선진 시장과 신흥 시장 간의 경제 성장률 차이가 과거보다 커지면서 신흥 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 이를 감안해 중국 증시는 앞으로 재평가를 통해 과거 평균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될 것으로 본다. 따라서 현재 시점의 PER를 기준으로 주식을 파는 것은 섣부른 선택이다.”

=(리총)“PER가 26배에 거래되는 중국 본토 시장을 보면 분명히 과열된 것은 맞다. 그러나 중국 내 유동성이 달리 갈 곳 없는 상황에서 증시로 돈이 몰리는 것은 당연하다. 중국에서는 가끔 비합리적인 투자 결정이 이뤄진다. 신흥 시장의 특성 중 하나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금융 자산 버블도 그저 평범한 현상일 뿐이다.”

▶“중국 본토 증시인 A주와 홍콩 H주 중에서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나고 선진 증시와의 상관관계가 낮은 A주가 더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5월 28일, 오성진 현대증권 WM컨설팅센터장,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A주와 H주 어느 쪽이 더 유망한가.
=(리총)“현재 PER는 A주가 23배, H주가 15배 수준이다. 같은 기업이라도 본토 증시에 상장된 A주가 홍콩에 상장된 H주에 비해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게다가 연초 이후 A주는 55% 오른 반면 H주는 36% 상승했다. 사실 H주의 상승률은 MSCI글로벌이머징마켓지수 상승률에도 못 미친다. H주가 A주 대비 상당히 할인 거래되고 있다. 조정이 오더라도 H주의 하락 위험이 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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