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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비서실 개편]다른 문제 없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김중권 (金重權) 청와대 비서실장은 18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일부 교체 사실을 발표하면서 "비서실에 대해 여러가지 연구를 하고 있다" 고 말했다. 비서실 기능.인력 등에 대한 아쉬운 점이 있다는 얘기였다.

그동안 큰 문제점으로 드러났던 정책기획수석실과 경제수석실의 업무중복.혼선 문제는 두 수석을 맞바꿈으로써 정리될 것 같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사람의 경험.능력과 관계된 문제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 중.장기 개혁과제를 다루는 정책기획수석쪽에서 주요 경제현안을 담당하는 경제수석쪽 일에 관여하고, 개입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것으로 청와대 비서실이 정리된 것은 아니다.

개선해야 할 곳은 아직도 꽤 많다. 우선 비서실장의 업무가 너무 과중하다는 지적이 있다.

金실장은 총무.민정.법무.의전 (이상 1급).행사기획 (3급) 비서관과 상황실장 (1급) 을 밑에 두고 있다.과거 비서실장과 총무.민정수석 세 사람이 하던 일을 金실장 혼자 도맡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金실장은 비서관으로부터 보고받고, 그것을 간추려 김대중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일만으로도 바쁜 편이다. 하지만 문제는 단순한 업무 과중에만 있지 않다.

일이 많은 만큼 사고가 터질 수 있고, 그 경우 화살이 곧바로 金실장에게 날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문제다. 특히 정부인사와 공직자 사정 (司正) 을 담당하는 법무쪽에서 사단이 날 경우 金실장이 받을 타격은 크다.

때문에 민정수석을 부활시켜 사고가 발생할 때 완충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그러나 金실장은 동의하지 않는다.

그는 "일이 좀 많은 것은 사실이나 필요하면 비서관 수를 늘리면 된다" 는 입장이다. 정무수석실 기능에도 문제가 있다.

과거 관영언론 인사를 맡고, 중요한 현안에 대해 언론사에 협조를 요청하는 일을 했던 국정홍보비서관은 정무수석 산하다. 'DJ 청와대' 에서도 정무쪽은 과거처럼 하려고 했다.

그러나 공보쪽이 반발해 잡음이 났다. 그러자 金대통령은 대 (對) 언론 관련은 공보에서 맡으라고 교통정리해 줬다.

그러나 국정홍보기능이 정무에 있는 한 갈등소지는 있다. 金대통령도 이런 문제점 등을 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6.4지방선거가 끝나면 비서실 조직이 개편될 것이라는 얘기는 그래서 나온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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