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오늘 대폭 개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자카르타 = 진세근 특파원]인도네시아 수하르토 대통령은 자신의 딸인 사회복지장관을 포함, 일부 각료들과 국방장관 겸 참모총장인 위란토 장군을 경질하는 개각을 준비하는 등 본격적인 사태수습에 나섬으로써 대통령직을 고수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비판세력은 물론 전직 각료를 포함한 일부 여권세력들도 수하르토의 퇴진을 촉구하고 나섬으로써 인도네시아 정국에는 심각한 권력투쟁의 암운이 드리워져 있다. 또 '국민 각성의 날' 인 오는 20일 대규모 시위가 다시 벌어질 것이라는 소문도 떠돌고 있다.

◇ 정국동향 = 수하르토가 준비중인 경질대상에 자신의 측근 각료들을 다수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져 국민들의 개혁요구에 부응하는 모양새를 갖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소요사태를 조기에 수습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위란토 장군도 경질할 것으로 알려졌다. 수하르토는 18일중 개각을 포함한 사태수습책을 담은 대국민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관련, 사르우노 쿠스마트마야 전 환경장관이 "개각은 국민들의 퇴진요구를 회피하고 시간을 벌기 위한 속임수" 라고 비난하는 등 전직 각료와 퇴역장성 등 여권 인사 다수가 수하르토의 퇴진을 촉구했다고 영자지 자카르타 포스트가 17일 보도했다.

◇ 소요사태 = 수도 자카르타는 삼엄한 군의 경비 아래 16일에 이어 17일에도 평온을 유지하고 있다.그러나 자바섬 반둥시에서 1만여명이 수하르토 사임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것을 비롯, 그래식.방일.말랑.파당.메단 등지에서도 시위와 약탈이 잇따랐다.

하시모토 류타로 (橋本龍太郎) 일본 총리는 이날 자국민 철수권고령을 내렸다. 한국교민들의 본격적인 철수로 17일부터 서울~자카르타간 증편 운항하는 대한항공 여객기가 19일까지 모두 예약이 완료됐다.

한편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지난 15일 중단시켰던 은행간 외환거래와 루피아화 거래를 18일부터 재개한다고 밝혔다.

〈skj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