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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孝사상, 중국에 수출한다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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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분열

월간중앙 -주위에서 효운동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없었습니까?

“저는 큰 교단에서 목회하지 않았던 것에 감사합니다. 아마 제가 큰 교단 소속 목사였다면 층층시하(層層侍下)가 많아 못했을 것입니다. 다행히 우리 교단에서는 조용기 목사님만 이해시키면 다 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렇다고 해서 제가 조 목사님을 이해시키거나 했던 것은 아니에요. 제가 볼 때 좋은 것은 조 목사님도 좋게 봐 주시겠지 하는 믿음이 있었죠. 다행히 조 목사님도 뒤에서 이해하고 밀어주셨습니다. 물론 저의 성경적 효운동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직 제 앞에서 ‘왜 효운동을 합니까’라며 반대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웃음)

유교 가정에서 태어나 사업가의 길을 걷던 그는 33세에 순복음중앙교회(현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의 설교를 듣고 하나님을 믿게 됐다. 그 후 “돈 버는 삶의 무의미함”을 느낀 최 총장은 37세에 순복음신학교 3학년에 편입해 39세에 여의도순복음교회 수련전도사가 됐다. 목회자의 길을 나이 마흔 가까이 돼서야 걸었던 셈이다.

불혹의 나이인 40세에 목사 안수를 받은 최 총장은 여의도순복음교회 대교구장·선교국장·교무국장을 거쳐 1983년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지교회로 창립된 순복음인천교회 초대 담임목사를 맡아 지금까지 이끌어오고 있다. 현재 순복음인천교회는 재적성도 6만 명, 출석성도 2만 명에 달하는 한국 10대 교회 중 하나로 성장했다.

또한 그는 한국 개신교의 보수와 진보를 각각 대변하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기독교회협의회(KNCC) 회장을 모두 지냈다. 세속적 시각에서 본다면 목회자로서 최고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때문에 그를 둘러싼 오해도 없지 않다.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와의 관계를 둘러싼 소문이 대표적 예다.

“제가 여의도순복음교회 후임이 된다는 말이 있었던 것은 저도 압니다. 하지만 저는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맡고 싶다는 생각은 1만분의 일도 가져본 적이 없습니다. 만약에라도 그렇게 된다면 지금까지 제가 조 목사님께 충성했던 것이 희석되고 말 테니까요.”

그는 “내가 만약 순수하게 조용기 목사님을 모시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이 효운동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제가 조용기 목사님께 해드리는 것을 사람들이 봤기 때문에 효운동을 말해도 모두 받아들인다”고 덧붙였다.

- 한국 개신교에서 보수와 진보를 각각 대변하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을 모두 거쳤습니다. 특히 두 자리를 거치면서 교회통합운동에 앞장섰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교회통합운동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인데요.

“흔히 하는 말로, 청와대에서 기독교 대표를 부르려면 누구를 택해야 할지 모른다고 합니다. 불교계나 천주교는 대표가 하나인데 기독교는 대표가 너무 많다는 것이죠. 저는 교회가 갈라지면서 한국사회도 갈라졌다고 봅니다. 그리고 교회의 분열은 목회자의 잘못이고요. 각 총회에서 하나됨을 선언하고 서로의 신학과 신앙을 배워야 합니다.

더욱 작은 단위에서는 지역 내 교회들끼리 연합사업을 하는 것이고요. 교단 간 연합과 일치는 교리적·신학적 문제로 어려울지 몰라도 지역 내 교회끼리 연합하는 것은 훨씬 쉽습니다. 또 하나 제가 제안하고 싶은 것은,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단일기구를 만들자는 것입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를 통합해 명실공히 한국교회의 얼굴이 되도록 하는 것이죠.

지금처럼 교권주의·개교회주의·지역주의·파벌주의로 한국교회의 목소리가 갈라져서는 안 됩니다. 한국교회의 대표도 당연히 하나여야 합니다. 어느 시기까지 양 기구의 대표자가 1년씩 순차적으로 대표권을 가진다면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보고요.”

- 사회적인 일에 많이 나서다 보니 현실정치에 관심이 많은 것 아니냐는 말도 있습니다.

“하하…. 제가 늘 ‘정치를 성경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말을 하고 다니기는 하지만, 제 스스로 정치에 뛰어들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습니다. 제 주위에도 ‘정치인 중 누구를 만나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전혀 그럴 마음이 없습니다. 솔직히 정치에 관심이 있었다면 벌써 나섰겠죠. 그런데 만약 제가 어느 당 소속이라면 지금처럼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다닐 수 있겠습니까?”

- 그렇다면 앞으로의 계획을 어떻게 짜고 계신가요?
“앞으로 10년 정도는 더 목회 일을 해야죠.”

- 아드님 두 분이 모두 목회자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교회 세습에 대해서는 어떤 의견이십니까?
“저는 교회 후계자를 세우는 데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 교회를 사랑하는 사람이 최우선 기준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들이니 돼야 한다, 혹은 반대로 아들이니 돼서는 안 된다 모두 의미 없는 논쟁이라고 봅니다. 아들이든 아니든 교회가 필요로 하는 사람이면 하나님께서 선택하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오효림 월간중앙 기자 [hyolim@joongang.co.kr] 사진■박상문 월간중앙 사진팀장 [moonp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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